(스타트업리포트)18.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 "한국의 자포스를 꿈꾼다"

입력 : 2014-05-14 오후 5:00:00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교복을 입는 중학생,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50대 회사 임원까지 남자라면 누구나 ‘셔츠’를 입는다.
 
많은 사람들이 기성복보다는 ‘맞춤셔츠’가 좋은 줄 알면서도, 가격부담과 신체치수를 재야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맞춤셔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라입스’는 이 같은 불편함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해결해주는 스타트업이다.
 
맞춤셔츠를 제작하기 위해 찾아오는 스타일리스트들이 고객 취향과 최신 트랜드를 고려해 1:1로 상담까지 해주니, 기자와 같은 ‘패션 테러리스트’들이 가지는 ‘두려움’까지도 해결해주는 장점도 있다.
 
스트라입스 이전에도 찾아가는 맞춤셔츠, 맞춤정장을 표방한 패션업체들은 많았다. 하지만 스트라입스는 패션업체가 아닌 ‘IT기업’이라는 마인드로 시장에 접근, 기존의 업체들과는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당장의 수익보다는 고객을 만족시켜 평생 손님으로 모시겠다는 서비스 마인드도 ‘스트라입스’의 큰 특징이다.
 
스트라입스의 이승준 대표는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아이리버에서 사업PM을 지낸 경력을 가진 창업자다.
 
어렵고 복잡한 ‘패션피플’의 눈높이가 아니라, 보통 직장인의 눈으로 남성 맞춤셔츠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이승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30년 셔츠 장인과 함께한 '스트라입스' 창업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보통 남자들이 핏 좋은 셔츠를 편리하게 맞춰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찾아가는 맞춤셔츠 서비스 스트라입스 대표 이승준입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이 됐는데요. 요즘 가장 집중하는 일은 어떤 분야입니까?
 
▲고객과 소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가가고, 어떻게 하면 불편을 줄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매우 포괄적인 말이지만, 고객들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직장인 남성분들은 퇴근 이후 밤늦은 시간에야 저희 셔츠를 택배로 받아보고, 불편한 부분을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이런 늦은 시간에도 가능한 한 즉시 답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직장 남성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사진=스트라입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구체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맞춤 셔츠 아이템으로 창업하시기 전에는 ‘패션’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아이리버에서 신기술 검토, 사업기획 등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심지어 회계나 인사 업무 등 회사운영의 전반적인 분야를 모두 배울 수 있었죠.
 
-처음부터 창업을 꿈꾸셨나요?
 
▲아이리버 시절 저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스스로 자부합니다(웃음).
 
이 정도로 일한다면 내 사업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성패션과 관련한 창업을 하고 싶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인 아이템을 선정한 것은 창업을 결심하고 퇴사한 이후였습니다.
 
-팀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할게요
 
▲우선 아이리버 시절부터 함께해온 공동창업자인 이창훈 이사님이 계십니다. UX디자인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계신 스타일리스트 9분 등 총 13명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셔츠를 주문하면 30년 경력의 ‘장인’이 셔츠를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옷을 만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종로에 공장이 있어요. 제가 일을 의뢰하고 있는 공장장님은 30년이 아니라 40년 동안 셔츠만 만들어오신 장인이십니다.
 
제일 나이가 적으신 분이 40대 후반으로 대부분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계시죠.
 
스트라입스가 제공하는 셔츠는 모두 이 공장에서 한 땀 한 땀 다 수작업으로 제작됩니다.
 
◇스트라입스의 모든 셔츠는 고객별 상세 주문 내역에 따라, 장인의 손길을 거쳐 셔츠가 완성된다(사진=뉴스토마토)
 
-경력으로 보면 모두가 ‘생활의 달인급’ 이라는 말씀이시네요. 셔츠 공장은 어떻게 섭외하게 되셨나요.
 
▲네 정말 장인분들이 맞습니다. 예를 들어 자를 대지도 않고 단춧구멍을 뚫으시는데, 간격이 정말 일정하게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공장 선정은 다른 답이 없어요. 일단 원단 시장부터 시작해 일일이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서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분들은 스트라입스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좀 궁금해요
 
▲저희를 좀 신기해하세요. 새로 시작한 애들이 매장 하나 없이 주문량이 계속 늘어나니까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십니다.
  
◇강남과 홍대.. 길바닥에서 개척한 찾아가는 셔츠서비스
  
-창업과정이 궁금합니다.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하신 건가요?
 
▲남성제품이나 패션에 관련된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기존의 남성의류 쇼핑몰이나 트랜드의 민감한 티셔츠와 같은 사업은 애초부터 제가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도중 제가 평소에 즐겨 입는 ‘맞춤 셔츠’라면 경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춤 셔츠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셔츠는 디자인이나 트랜드보다는 ‘이성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소재, 핏, 품질 등이 더 중요한 분야죠.
 
-‘패션’을 이성적으로 접근해 창업했다니, 역시 공대 출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전공의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스트라입스가 패션회사가 아니라 IT회사라고 생각해요. 기존 셔츠 구매의 불편함을 IT기술로 해결하는 ‘개인화’와 ‘커스터마이징’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IT기술의 접목이라고 하면?
 
▲일단 저희 스타일리스트 분이 직접 측정한 치수를 입력하면, 이후 간편하게 맞춤 셔츠를 저희 사이트 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또 저희 사이트는 다른 쇼핑몰보다는 남성분들이 훨씬 간편하게 쇼핑을 하실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님들의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남성들의 취향에 맞춘 싶고 간편한 셔츠 주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사진=스트라입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창업 인큐베이팅인 ‘CEO 프로그램’으로 창업에 도전하셨죠?
 
▲회사에 나와 창업을 준비했지만 아무래도 모르는 분야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IT업계의 유명인사들이 만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정말 간절하게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최근 비슷한 프로그램도 하나둘 생기고, 지원하는 예비창업자 분들도 많습니다. 대표님의 ‘오디션’ 경험을 좀 공유해 주세요.
 
▲저 같은 경우는 제 ‘실행력’을 어필하는데 주력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면접 당시 3일의 시간동안 여성 쥬얼리 시장을 조사할 일이 있었는데, 오픈서베이 의뢰와 동시에 이화여대 앞으로 달려가 일일이 인터뷰를 했죠.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스트라입스는 불편한 기성복을 입던 남성들에게,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꼭 맞는 커스텀 셔츠를 서비스합니다.
 
직접 찾아가야 했던 불편함 없이 스트라입스의 스타일리스트들이 직접 여러분을 찾아가 신체치수를 재고 스타일링을 조언해드립니다.
 
셔츠의 가격은 원단에 따라 4만~9만원 사이며, 주문 이후 약 8~10일 정도면 택배로 맞춤 셔츠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스트라입스 셔츠 주문과정(사진=스트라입스)
 
-초기에 어떻게 시장을 개척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테이블을 들고 거리에 나갔습니다. 초기에는 오로지 오프라인 홍보에만 집중해 단속하시는 분들께 쫓겨 다니며 강남역과 홍대에서 열심히 스트라입스를 알렸죠.
 
당시 거리마케팅을 위해 세일즈 팀장님과 9만원 짜리 테이블을 사느냐, 16만원짜리 테이블을 사느냐를 두고 이틀간 설전을 벌였던 기억도 납니다(웃음)
 
-기대했던 만큼 초기 홍보 효과는 거두셨나요?
 
▲여러 가설들을 세웠는데 역시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지난해 5월부터는 기업 영업을 시도했죠. 아는 사람들을 총동원했죠. 우리가 회사에 가서 사이즈 측정도 다 해주고, 단체로 구매하면 특별할인도 해주겠다고 설득했죠.
 
처음에는 당연히 회사들이 허락을 안 해줬죠. 그래서 XX전자 직원들이 A식당에 자주간다고 들으면, 그 식당 앞에서 A전자 임직원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기업들에서도 하나둘 출장 요청이 왔습니다. 특히 직원 선물이나 특별한 행사에 많이 불러주셨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번화가 프로모션(사진=스트라입스)
 
-정말 고생이 심하셨네요. 이번에는 성과가 좀 있었나요?
 
▲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오프라인 마케팅에 한계가 곧 찾아왔어요. 영업대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영업 실적에 따라 매출도 크게 달라지니 향후 사업계획 수립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완전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스트라입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업대상을 바꿨습니다. 페이스북 광고를 하고, 페이스북 페이지와 회사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스트라입스 사이트 고도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예측 가능한 실적이 나왔습니다. 또 이 같은 일에 적합한 새로운 인재도 영입 했구요.
 
-온라인에 집중하니 어떤 성과가 나타났나요? 현재 서비스 이용자수나 매출이 궁금합니다.
 
▲지난해 10월 이전과 이후는 서비스지표가 많이 변했습니다.
 
최근 신체치수를 측정하신 회원분이 8000명을 넘었으며, 매달 신규 이용자수가 50% 성장하고 있습니다. 밀려오는 주문을 현재인원으로 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사진=스트라입스)
 
◇초기 마진보다는 평생고객을 잡겠다
 
-스트라입스의 서비스의 특징은 직접 찾아가는 스타일리스트,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셔츠, 횟수 제한이 없는 AS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아무리 패션 분야가 마진율이 높은 분야라고 하지만, 남는 게 있나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현재는 이윤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는 다른 패션업체들이 없는 뚜렷한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죠?
 
▲우선 100% 주문제작이니 재고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의류시장에서 원가는 소비자 가격의 4분의 1 수준인데, 이게 다 중간 유통과정이나 물류비용으로 들어갑니다.
 
저희는 그런 부분을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로 돌려드리는 거죠.
 
또 스타일리스트의 찾아가는 서비스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초기투자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치수를 재러 갈 때는 당연히 비용이 들지만, 어떻게든 고객을 만족시켜 첫 구매를 성사시키면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때는 저희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으니, 수익률은 당연히 향상될 것입니다.
 
-그래도 두 번이든, 세 번이든 계속해서 수선해준다는 정책이 있던데, 너무 무리한 고객 서비스 정책 아닌가요?
 
▲AS 횟수를 정하는게 중요한가요?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만족입니다.실제로 세 번, 네 번 수선하신 분도 있고, 여러 번 수선했는데 결국 환불까지 해드린 사례도 있습니다. 당장은 분명히 손해죠.
 
하지만 결국 만족을 드려 여러 번 스트라입스를 이용하게 하면 결국 남는 장사가 됩니다.
 
‘셔츠’는 남성이라면 평생을 입는 아이템이기 때문이 이 같은 시장 접근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라입스 사무실 풍경(사진=뉴스토마토)
 
-마치 ‘자포스’와 같은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기 판매에 마진이 거의 없고, 진상고객이 쌓여서 AS 비용이 늘어나면 결국 사업이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 고객분들은 진상고객이 없습니다(웃음). 상식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이해해 주십니다.
 
또 저희가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조건 사과하고 환불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신속하게 답변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시에 고객분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을 합니다.
 
-논리적이라면?
 
▲저희가 보낸 메일을 보면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는 무미건조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족이 없으며,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해 드립니다. 할 수 없는 부분은 명확하게 불가능하다고 전합니다.
 
남자분들은 이 같이 명확한 답변을 더 좋아하세요.
 
-그래도 치수만 재고 구입을 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면 손해일 것 같아요. 앞으로 스트라입스가 더 유명해지면 이 부분은 더 골칫거리 아닐까요?
 
▲치수를 재고 실제로 상품을 구매하는 ‘구매전환율’이 85%에 이릅니다. 그리고 구매하지 않는 분들도 시시때때로 상품 안내도 해드리고, 서프라이즈 쿠폰, 주말 핫세일 등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가 방문해 신체 치수 측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디자인과 옷감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사진=뉴스토마토)
 
-그래도 스타일리스트 방문 없는 재구매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켜야 한다는 숙제가 있습니다. 신기해서 한번 써보고 안쓰면 결국 손해인 비즈니스 아닌가요?
 
▲더 편리하게 셔츠를 사실 수 있도록 사이트 고도화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 편리하게 제품을 구입하고, 남성이용자들의 구매 패턴에 맞는 형식으로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어요.
 
또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운영 등으로 좀더 친근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맞춤 서비스다 보니 VIP를 위한 특별한 혜택을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VIP분들께 어떤 보답을 드릴지 아직은 구상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반복구매가 가장 중요하므로 연회비를 내면 특정 혜택을 주는 ‘아마존 프라임’ 형태로 갈지, 적립금 형식으로 갈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스트라입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셔츠 디자인(사진=스트라입스)
 
◇1년 후 보다는 '내일'에 집중하는 스타트업 '스트라입스'
 
-시장조사는 어떻게 하시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장조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전체 남성복 시장이 33조이고, 이중 드레스셔츠 시장은 1조라고 해도 저희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대기업이라면 시장 전체 크기가 변하는데 영향을 받겠지만, 시장 조사하고 숫자 생각하는 시간에 고객을 위해 더 노력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올해 연매출 목표도 정해놓으신 게 없나요?
  
▲어렴풋이 60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역시 ‘이만큼은 해야지’라고 딱 정해놓은 부분은 아닙니다.
 
내일 매출이 오늘보다 오르고, 다음 달 매출이 이번 달보다 늘어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성장속도로 보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시장에서의 경쟁상대로는 누구를 생각하시나요?
 
▲이 부분도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맞춤정장 업체들이 있지만 영업방식이 다르고, 비슷한 스타트업도 있다고 하는데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경쟁사를 분석해 전략을 세우는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이승준 대표는 경쟁사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에 내고 있는, 국내 SPA 시장의 성장세는 놀랍다. 맞춤셔츠산업은 슬로패션(Slow Fashion)이라 할 수 있는 분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 브랜드 대비 뚜렷한 장점을 어필해야만 더 큰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사진=한국신용평가)
 
-반대로 협력사는?
 
▲일단 우리 브랜드를 팔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브랜드도 팔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경쟁사이자 협력사죠.
 
-아무래도 셔츠 단일 품목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카테고리 형식으로 하나 둘 늘려갈 예정입니다. 지금도 제휴를 통해 넥타이 판매는 하고 있으며, 최우선으로는 ‘바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객분들의 요청이 있습니다.
 
-기술적 고도화 방식은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가요? 해외 사례를 보면 3D스캐너로 전신을 스캔하고 맞춤 드레스를 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스캐닝을 하는 것은 아주 먼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건 스타일리스트들이 방문해 고객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황에 맞는 옷을 추천해 주는 '감성적'인 부분이라는 경험을 얻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고객만족 부분을 최우선으로 놓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과 분당만 서비스된다고 들었습니다. 지방분들은 못 사시나요?
 
▲각 주요지역에서 스타일리스트 1분만 고용하면 서비스 커버리지는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만족과 경험이 중요한 부분이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맞춤셔츠, 정장을 구매하셨던 주문서를 카메라로 찍어서 올려주시면, 지방에서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는 합니다.
 
◇스트라입스는 기업 방문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스트라입스 측은 방문서비스는 물론 직장인들을 위한 '스타일링 강연' 신청도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밝혔다(사진=스트라입스)
 
-해외 진출 계획은?
 
▲아직은 없습니다.
 
-앞으로 스트라입스는 어떻게 알려가실 생각인가요?
 
▲우선은 온라인 홍보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또 혹시 ‘팝업스토어’와 같은 기회가 생긴다면 꼭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혹시 이 기사를 보시고 관심 있으신 업체 관계자분이 계시면 꼭 연락해주세요(웃음)
 
-마지막으로 이용자분들께 남기실 말씀은?
 
▲저희는 ‘일반적인’ 남성분들이 굉장히 ‘상식적’이고, ‘편리’하게 옷을 구매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스트라입스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스트라입스’가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 편의 증진에 힘써야 하며, 결국 패션 기업으로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스트라입스는 ‘배달의 민족’이 모바일 기술과 편의성을 이용해 상가수첩 시장을 대체한 것처럼, 맞춤셔츠 시장을 기술로 혁신한 사례라 볼 수 있다”며 “카테고리 확장과 서비스 편의성 증진을 통해 단골 고객의 객단과 확대를 통해 매출 발생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기존 맞춤 의류 업체들의 온라인 진출에 대한 진입 장벽 확보를 위해 기술적 측면에서 서비스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스트라입스 사이트는 깔끔해 보이기는 하지만 단골 고객의 지속적인 소비를 유발할 장치와 서비스가 부족해 보인다”며 “고객의 다양한 신체 치수는 물론 선호 패션 등의 정성적인 데이터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추천(recommend) 서비스와 알고리즘 등의 기술적인 투자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IT기반의 사업이라고 해도 결국 패션사업이기 때문에, 현재 나와 있는 디자인과 스타일만으로는 기존 브랜드에 익숙해져 있는 사용자들의 선택을 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남성의 패션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단지 유용성과 편리성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셔츠’라는 패션아이템이 브랜드와 디자이너 이름 없이 접근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으며, 여러 후기를 찾아봐도 맞춤이라는 특성 외에 특장점을 언급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스트라입스를 보면 어떤 고객을 가장 핵심으로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든다”며 “패션에 민감한 고객은 질감과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에 주목하고, 가격에 민감한 사람은 많은 맞춤 셔츠 스토어나 패스트 패션 등 오프라인 매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인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의 평가는 '스트라입스'가 패스트트랙아시아의 관계사인 점을 감안, 기사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스타트업리포트 18편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1999)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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