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부상당한 동료를 외면한 세월호 기관실 직원 등 다른 승무원에 대해서도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3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복수의 기관실 직원으로부터 "탈출 당시 3층 기관부 선원침실 앞 통로에 조리원 2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봤지만 그냥 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조리원들은 현재 실종상태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조리원들이 숨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69) 뿐만 아니라 기관실 직원들에 대해서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작위(不作爲)'란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법률용어로, 범죄의 고의나 과실이 있으면 성립된다.
3층 기관부 선원침실 앞 통로는 기관실 직원 7명이 탈출되기 전 30여분간 대기하던 곳으로 마음만 먹으면 조리원들을 구할 수 있는 위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당일 오전 9시35분쯤 해경이 도착하자마자 부상당한 조리원들을 버리고 도망쳤으며, 육지에 도착한 후에도 부상당한 직원이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해경에 알리지 않았다.
당시 통로에 남겨진 조리원 2명을 본 기관실 직원은 총 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부 관계자는 "아직은 결론내릴 수 없지만 남은 이틀동안 여러 법리 적용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작위는 작위와 동등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행위시점이 있어야 한다"며 "어떤 시점에 범의를 가졌느냐도 따져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합수부는 선장 이준석씨를 포함해 선박직 직원 15명을 구속기간 만료전인 오는 15일 일괄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또 기소 이후에도 추가 조사를 통해 범죄 정황이 드러날 경우 추가기소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장 이씨와 책임이 중한 승무원에 대해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와 특가법상 도주선박 혐의를, 다른 나머지 선원에 대해서는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