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불법보조금 지급으로 통신시장에 혼란을 부추겼던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 처분이 오는 19일로 종료되는 가운데 단독 영업기간동안 이통사들의 가입자 유치 실적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단독으로 영업 중인 KT는 가장 많은 가입자를 타사로부터 뺏어온 반면, 가장 먼저 단독 영업을 개시한 SK텔레콤의 하루 평균 순증은 KT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지난 4월27일부터 5월13일까지 모두 19만3755명의 경쟁사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하루 평균 1만1397명에 달하는 규모로 이통3사 중 가장 많다. KT의 단독 영업기간은 오는 18일까지로 5일이 더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순증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KT는 이처럼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유통채널을 재정비 하면서 신규 오픈 매장수를 대폭 늘렸고, 단말기 가격이 20만원대인 저가폰을 10여종 이상 준비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췄다는 것.
또 KT 단독 영업기간에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포함돼 있어 어린이날 선물, 어버이날 선물 등 성수기 시즌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 부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영업정지 이후 지난 45일간 영업조직 정비부터 마케팅 전략 차별화까지 환골탈태의 노력을 다했다"며 "전 임직원들의 땀과 열정이 더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단독 영업기간 동안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KT는 이번 단독 영업을 통해 지난달 무너진 시장점유율 30%를 회복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예상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 상으로는 (30% 선을) 회복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 기간과 단독 영업기간동안 유치한 가입자 규모.(자료=미래창조과학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정리=곽보연기자)
LG유플러스(032640)도 KT 못잖은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 4월5일부터 26일까지 LG유플러스가 타사로부터 유치한 가입자는 모두 18만6981명. 하루 평균 8499명이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옮긴 셈이다. 하지만 SK텔레콤 단독 영업기간동안 6만3000여명, KT 단독 영업기간동안 4만여명을 경쟁사에 뺏겼다.
SK텔레콤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3월13일부터 4월4일까지 단독 영업기간 동안 14만4027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그쳤다. 하루 평균 6262명을 뺏어온 것으로, 이는 KT가 기록한 일평균 순증 1만1397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들과 달리 공정 경쟁을 했기 때문"이라며 LG유플러스와 KT에 대해 불법 보조금 지급 의혹을 제기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실적에 대해 "정부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막 내렸던 시기이기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었었다"며 "일부 소비자들은 이통3사가 동시에 사업이 정지 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고, 보조금이 줄어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해 대리점을 찾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는 오는 5월19일부로 종료된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초 시장을 과열시킨 주범으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지목, 각각 14일과 7일의 추가 영업정지를 부과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으로 두 사업자에 대한 영업정지 기간을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