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건자재 업계가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에 따른 시장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는 수직 증축에 따른 리모델링의 시장 규모를 수조원으로 예상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과 영업력을 강화시키는 등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수직 증축은 아파트 꼭대기 위로 2~3개 층을 더 올리는 리모델링 방법으로 옆으로만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적용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400만가구 이상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대해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키로 했다. 부동산시장의 극심한 불황을 타개함으로써, 내수 진작을 꾀한다는 전략.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달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업계는 규모로만 보면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또 수직 증축은 수평 증축에 비해 입주민들의 건축비 부담을 25~40% 줄여줘 가격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대상은 498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44%에 해당된다. 또 매년 15만~20만가구씩 늘어날 것"이라며 "건자재 관련주들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건자재의 선택권이 건설사에 있는 반면, 리모델링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이 직접 건축자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중요해졌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시 조합원들의 선택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B2B 유통의 마케팅보다는 소비자 대상의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B2C 유통을 확대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LG하우시스(108670)는 에너지효율 향상과 친환경 부문에서 선도하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창호의 경우 일반 유리 대비 40% 이상 냉난방비가 절감되는 로이유리를 적용한 ‘슈퍼세이브창’ 등을 통해 집안의 에너지 효율에 주목했다. 실 소비자들의 관심사안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다.
바닥재는 국내 최초로 순식물성수지(PLA)를 적용, HB 최우수 등급을 인증받은 ‘지아’ 바닥재 시리즈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최초로 차음 소재층을 적용한 ‘소리잠’ 시리즈를 통해 실생활에서 경량충격음 소음감소 효과를 제공하는 바닥재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건물 기초인 슬라보 두께는 개정된 210mm가 아닌 기존 아파트 평균 슬라보 두께인 130~135mm 기준을 적용받기에 층간 소음 저감 효과가 있는 제품을 적극 알린다는 전략이다.
한화L&C는 업계 처음으로 칸스톤 단일자재만을 위해 전시장을 오픈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그간 별도의 쇼룸 없이 카탈로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비자들에게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KCC 홈씨씨인테리어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전국 곳곳에 오픈하고,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남 등 30여곳에 문을 열었다.
한샘(009240)은 다양한 스타일과 실제 리모델링 사례, 견적 서비스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리모델링 전문 사이트 한샘ik 닷컴(ik.hanssem.com)’을 오픈했다.
‘한샘ik’는 한샘이 전국 우수인테리어업체와 제휴를 맺고,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정부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함에 따라 건축자재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당장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며 "소비자 기준에서 인테리어 자재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씨씨인테리어 플래그십 스토어의 쇼룸 공간에서 고객들이 인테리어 상품들을 둘러보며 비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