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블랙박스 시장에 반도체 회사 세미솔루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화된 반도체 기술 적용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한편으로는 군소업체들이 난립, 포화 상태에 이른 블랙박스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는 지적이다.
세미솔루션은 지난해 말 라디오 광고를 시작으로 블랙박스 '차눈'을 시장에 내놨다. 영상압축과 이미지센서, 전원 IC 기술 등 반도체의 핵심 부품기술을 블랙박스에 적용했다는 설명.
회사 측은 "단순한 부품 조립에서 벗어나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 품질보증 5년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 직접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차눈 WiFi(
사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세미솔루션은 뒤늦은 후발 진입이라는 지적에 대해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과도한 제품이 출시된 터라 차별성은 오히려 특장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장 재편에 대한 자신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랙박스 시장은 지난 2012년 120만대, 2013년 240만대, 올해는 약 300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보급률이 30%가량으로 올라온 가운데, 초반의 폭발적 성장세는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게 기업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다만 세미솔루션의 진입을 놓고는 우려 어린 시선이 가득하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블랙박스 시장에 뒤늦게 진출해서는 인지도를 제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물론 경쟁자가 하나 더 늘은 것에 대한 경계도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술진입 장벽이 낮은 탓에 2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난립했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상황이 개선됐지만 값싼 중국산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치열한 점유율 다툼은 광고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유명모델을 기용하고 라디오와 TV 광고 등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수익성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얼굴 알리기를 포기할 수 없어 속내는 한층 복잡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미솔루션을 비롯한 후발주자들 진입에 대해 "하드웨어에서의 안정성 등 눈에 띄는 강점을 갖추지 않는 한 시장에서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경쟁보다는 이제는 광고전에서 누가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며 "인지도를 쌓는 것이 신규 진입 업체로서는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솔루션은 현재 라디오 광고를 병행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차량 전원을 이용하지 않고 외장형 배터리를 채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블랙박스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메인 DVR과 매립식 소형카메라를 연계하는 초소형 블랙박스도 개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3년 설립된 세미솔루션은 주문형 반도체 및 주문형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 회사로, 지난 2012년 연간 매출액 146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천억매출 벤처'로 등극한 유망 중소기업이다.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