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 '수난시대'..한솔 이어 무림도 '부진'

입력 : 2014-05-15 오후 6:43:25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인쇄용지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제지업계가 난항을 겪고 있다.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004150)에 이어 2위 무림페이퍼(009200)도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무림페이퍼는 15일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액 3013억5600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억9500만원으로 65.8% 급감하며 악화된 수익성을 드러냈다. 당기순손실은 46억3600만원으로 141.2% 줄었다.
 
무림P&P(009580)는 1분기 영업이익 39억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 감소했다. 매출액도 1595억8600만원으로 4.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억9200만으로 92.8% 감소했다.
 
앞서 한솔제지도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한솔제지는 연결기준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 273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0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65억300만원으로 11.8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0억5000만원으로 13.18% 줄었다.
 
제지업계의 이 같은 부진은 인쇄용지 시장 침체와 환율 하락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내수에서 지난해 초 올랐던 인쇄용지 가격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환율 변동으로 해외에서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지업계는 지난해 초 인쇄용지 가격을 톤당 103만원에서 105만원 수준으로 올렸지만 하반기 98만원 수준으로 다시 급락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해외에서도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 제지업계는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최근 인쇄용지는 통상 영업이익률이 2~5% 내외로 저마진과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기 불황에 내수부문 수익성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스마트폰 사용량 급증으로 인쇄용지 시장의 성장세는 정체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국내 인쇄용지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장이 멈춘 데다, 종이판매 가격까지 인상되지 않아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수출시장도 환율하락으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제지업계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각 업체들은 수익성 높은 산업용지 설비시설로 주력 사업을 돌리는가 하면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쇄용지 중 20만톤을 특수지 10만톤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솔제지는 약 500억원을 투입, 충남 장항공장의 인쇄용지 생산라인 일부를 개조해 산업용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솔제지는 산업용지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특수지 가운데 감열지 분야로 전환 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실적 개선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환 완료 시 매출액은 변화가 없지만(인쇄용지 평균단가 100만원, 특수지 평균단가 200만원) 영업이익은 특수지가 고마진임에 따라 기존 대비 20% 내외의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림그룹도 경남 진주공장의 지종을 라벨지 등 산업용 인쇄용지로 변경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익성 높은 산업용지 시장으로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무림페이퍼는 진주공장 생산설비의 시설 증설에 33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경남 진주공장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시설 일부를 일반 인쇄용지에서 산업용 인쇄용지(라벨지와 식품포장용지 등)로 바꿀 계획이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이번 설비투자를 통해 무림페이퍼는 산업용 인쇄용지, 무림P&P는 인쇄용지, 무림SP는 특수지로 그룹 내 제지 3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지종 전문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 향상 및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것"이라며 "이번 설비 개조를 통해 향후 인쇄용지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인쇄용지까지 생산 지종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무림페이퍼 진주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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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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