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성규·김병윤기자] 올해 초 증권사들이 추천한 중장기 유망종목 중에서 주가가 연초대비 상승한 것은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유망주로 추천한 종목의 주가 방향 자체가 틀리는 것은 증권사들의 신뢰도에 흠결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망추천주 50개중 28개 주가 '하락'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8개 증권사가 올해 1월2일 기준으로 내놓은 중장기 추천종목 50개 중 주가가 연초에 비해 오른 종목은 50%도 안되는 22개에 불과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8개 추천종목 4개가 주가상승을 보였고, KD#B대우증권의 경우 12개 추천 종목 중 3개만이 상승했다
◇주가 못 맞추는게 정상?...리서치 투자부족이 원인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추천종목들이 절반 이하의 예측 성공률을 보이는 것은 업계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이 많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니까 100% 다 맞추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사실은 50% 정도만 성공시켜도 굉장히 잘 예측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시장 자체가 많은 다양성과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가능성에 기반한 의견을 제시할 뿐이고 그에 대한 판단은 결국 투자자들의 몫이라는 얘기다.
또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가 한국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복잡해진 것도 개별 기업의 주가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요즘은 과거보다 중국 등 신흥국 이슈라든가 미국의 양적완화 등 글로벌 매크로 환경변화 이슈가 많아졌다"며 "이런 이슈들이 한국의 산업이나 개별 기업들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기업의 주가와 이익 등의 전망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능력이 기본적으로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데다 증권사들도 리서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소홀이 하고 있는게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어렵다고 할때 가장 먼저 없어지는 조직이 리서치"라며 "점점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특화되고 있는 국내 증권사에게 더 필요한 능력은 리서치 능력, 즉 기업분석 능력이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기업분석을 정확히 해 내려면 리서치가 꾸준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 리서치 조직에 그렇게 높은 가치 비중을 두는 증권사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러다보니 주가 방향과 목표주가 등 예측의 정교성이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의 영역인 가격까지 정 맞추기는 힘들더라도 상승·하락의 방향성 정도는 증권사에서 정확성을 더 높여 줄 필요가 있다"며 "믿을 수 있는 리포트를 내야 투자자들도 증권사들에게 귀를 기울일 것이고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증권사들의 예측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리서치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 실장은 "지금 상황에서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리서치에 좀 더 투자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 다"며 "요즘들어 매수 권고 일변도의 리포트에서 매도 리포트를 내는 증권사도 나오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이 쌓여야 증권사 예측에 대한 신뢰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증권사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