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올 1분기에만 국내 단기외채가 85억달러 늘어나면서 한국의 총
외채 중 만기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에 육박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국내 채권투자를 위해 본점(해외)에서 외화를 들여오면서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것.
그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단기외채 비중이 외은지점 위주로 단기차입금이 늘어나자 시장은 외채구조가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단기외채 급증이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전반적인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스토마토)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대외 채무 잔액은 4254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92억달러 증가했다.
이중 단기외채는 1238억달러로 전분기보다 85억달러가 늘었고, 장기외채는 3016억달러로 7억달러 증가했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7.7%보다 1.4%포인트 늘어난 수치이고, 지난해 6월 30.0% 이후 최고치다.
이번 분기의 단기외채 급증 원인은 외은지점의 단기차입 증가 때문이다.
이상현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외국계 은행 본점에서 은행의 자금사정이 양호해 국내 시장에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를 확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왑시장에서도 투자유인이 생겼고, 유럽계 외은시장에서 본점의 유동성이 많이 개선돼 국내 지점에 차입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외은지점의 단기차입으로 지난 1분기에 단기외채 비중이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대외건전성와 외채건전성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도 단기외채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채 건전성과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외채가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기재부는 "2008년 9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던 단기외채가 상당 수준 증가했으나 기저효과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까지 단기외채가 총 748억달러 감소했는데 특히 지난해 풍부한 시중 외화유동성 등으로 단기외채가 2009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데 다른 반작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1분기 상황이 일시적 현상일지 단기외채의 추가적 증가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지켜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