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가 미국에서 투싼을 리콜하기로 결정한 하루 뒤인 19일, 국내에서도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대상은 2011년 1월1일부터 2013년 12월26일 사이 제작된 12만2500여대다.
이처럼 발빠른 리콜 결정은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위험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고, 일각에서 지속되고 있는 반현대차 여론을 조기에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리콜을 결정하자 시선은 자연스레 기아차가 영국에서 리콜하기로 한 쏘울로 옮겨붙었다.
◇2011년형 쏘울.(사진=기아차)
기아차(000270)는 지난 9일 영국에서 판매한 쏘울 1432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사고위험 시 안전벨트를 당겨 탑승자가 튕겨나가지 않게 해주는 프리텐셔너(pre-tensioner)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쏘울은 2011년 8월부터 2012년 3월 사이 국내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으로, 이 기간 광주공장에서 생산돼 국내에 판매된 쏘울은 많게는 수천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탓에 같은 결함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이에 국토부와 기아차는 정면 반박했다.
21일 국토부 관계자는 "영국 수출용 쏘울은 프리텐셔너가 안전벨트의 상단부와 하단부에 장착이 되는데 이번 쏘울의 안전벨트 결함은 하단부에서 발견됐다"며 "국내 판매용 쏘울은 프리텐셔너가 상단부에만 장착돼 있어 결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내수와 수출용 차량을 동일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지속적인 주장에 대한 엇갈린 의견임과 동시에, 국토부의 자동차 안전규정이 영국에 비해 훨씬 느슨하다는 방증이라 추가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가별로 안전사양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르게 생산할 수 있다"면서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비해서는 한층 조심스런 입장이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업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토요타와 GM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각각 1000만대 이상을 전 세계에서 리콜하기로 했다. 리콜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결함을 바로잡아 탑승자를 보호함은 물론, 결함과 사고로 인한 기업 이미지 추락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특히 토요타의 공격적 리콜 정책은 다시 왕좌에 등극하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미국 정부의 압박도 세다. 지난주 GM의 늑장 리콜에 대응해 3500만달러(약 360억원)의 벌금을 책정하는가 하면, 지난 3월 토요타의 급발진 관련 수사를 종결시키는 대가로 12억달러(1조3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벌금을 부과하는 등 자국 내 자동차 탑승자들의 안전 보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