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건설업계의 주요 재무 지표가 지난해 일제히 하락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분석한 지난해 건설업 주요 재무 지표에 따르면 건설사의 총자산 증가율과 유형자산 증가율은 상승했으나, 매출액증가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 부채비율, 현금흐름보상비율 등은 모두 감소했다.
건설업의 총자산 증가율은 2012년 -3.7%에서 지난해에는 -1.1%로 2.6%p 상승했으며, 유형자산 증가율도 2012년 -2.1%에서 지난해 4.6%로 6.7%p 증가했다.
반면 업계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3.6%에서 2013년에는 0.7%로 2.9%p 하락했다.
특히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세전순이익률, 자기자본 순이익률, 이자보상비율 등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적자가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주된 영업 활동에 의한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각각 2012년 0.8%에서 2013년 -1.2%로 2.0%p가, 2012년 -3.4%에서 2013년 -4.8%로 1.4%p가 하락하면서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다.
기업이 자기 자본을 활용해 1년 간 거둔 수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 순이익률도 2012년 -11.9%에서 2013년에는 -12.2%로 0.3%p 하락했다.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이자보상비율은 2012년 40.1%에서 2013년에는 -65.1%로 급감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업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마저 상환하지 못할 만큼 재무 상태가 취약해졌다"며 "수익성이 얼마나 악화된 상황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건설업 주요 재무 지표.(단위:%)(자료제공=한국은행)
더욱이 자기자본비율은 소폭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다소 증가하면서 안정성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의 자기자본비율은 2012년 33.0%에서 2013년에는 32.3%로 0.7%p 하락한 데 반해, 부채비율은 2012년의 203.2%에서 2013년에는 209.9%로 6.7%p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2012년의 26.2%에서 2013년에는 28.0%로 1.8%p 상승해 건설업의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이 증대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단기 유동부채에 대한 지급 능력을 측정하는 유동비율 역시 2012년 137.2%에서 2013년에는 137.0%로 변화가 거의 없어 건설업의 안정성이 호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현금 수입으로 이자 및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2012년 6.7%에서 2013년 -4.4%로 11.1%p 하락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해 현금흐름 악화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최은정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산업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성장·수익·안정성·현금흐름'의 4대 지표가 모두 하락하면서 여전히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며 "건설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지만, 공공공사 물량 감소와 해외건설 리스크 등의 불안 요소는 여전히 상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에도 건설산업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업체는 생존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