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서 자동차주에 대한 환율 악재 내성에 초점을 둔 분석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수출이 많은 이유로 환율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네이키드(naked·노골적인) 상태로 노출된 게 아닌 이상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율 환경은 원·달러는 1020원까지 하락했고, 엔화는 100엔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원-엔간 경쟁력 격차가 커진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연간생산량은 472만대로, 이 중 181만대가 국내공장에서 생산되며 나머지 291만대가 해외공장에서 생산된다.
국내생산 비중은 38.3%, 해외생산 비중은 61.7%. 이마저도 국내생산에서 내수판매(64만대)를 제외하고 환율에 영향을 받는 수출물량은 117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24.7% 수준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 전에 환율에 영향을 받는 수출물량이 65%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줄어든 수치"라며 "환율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물량은 자동차 부품을 한국에서 공급받는 관계로 원화로 구매하지만, 판매는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수출물량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환율변동이 실적에 주는 영향은 해외생산이 확대될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는 해외 부문의 수익으로 만회하고 있다"면서 "과거처럼 현대차그룹이 본사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높았다면 원화강세는 그룹에 훨씬 큰 리스크였겠지만, 해외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부정적인 요소들의 영향을 줄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부품 역시 일부 수입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한국산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다.
통상 원·달러 환율에 대한 이익 민감도 자체는 완성차가 더 높다. 수출비중의 경우 납품 구조상 부품사들이 완성차보다 낮기 때문이다.
고태봉 연구원은 "해외생산-해외판매는 원가의 현지통화 결제 우선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환율변동과 큰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기업들의 환율 영향도(자료제공=미래에셋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