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클라우드가 대세.."이통사가 달린다"

KT-LGU+, 클라우드 전략 들여다보기

입력 : 2014-05-25 오후 4:26:1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모바일 기기에서 나오는 데이터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인터넷 신사업 육성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대비 30.1% 성장한 4500억원 규모를 형성했고, 올해에는 25.2% 성장한 57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26조원 시장규모를 기록했고, 오는 2014년에는 6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것이 지난 2010년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발등의 불은 이미 떨어진 상태다.
 
'클라우드'란 인터넷에 가상의 데이터 서버를 두고 데이터가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디바이스에서 가져와 쓰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준말이기도 하다.
 
◇'저장공간'에 머물 것인가..개인용 클라우드용 전략 필요
 
25일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나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에 다양한 기업용·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다.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문서, 동영상 사진 등을 저장하는 개인용 서비스다. LG유플러스의 웹사이트 형태 클라우드 서비스인 '웹하드'나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비스 U+Box, KT의 U클라우드, 네이버의 N드라이브 등이 그 예다.
 
KT, LG유플러스, SK플래닛 등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상품의 가입자는 올해 2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직까지 '저장공간'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U+Box'.(사진제공=LG유플러스)
 
국내 1100만 가입자를 모은 LG유플러스(032640)의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 '웹하드'를 담당하는 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개인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이라기 보다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웹하드나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인 U+박스 모두 기본 제공용량이 크기 때문에 추가로 돈을 지불하고 용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은 클라우드를 보관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일 들어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에 VOD, 프로야구 생중계, 음악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보고자 전략을 변경시키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상공간이 주는 절감효과..기업형 서비스 개발 '활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기업형 클라우드'다.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서버를 관리하거나 앱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클라우드가 물리서버 대비 투자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고가의 서버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기존 물리적인 서버를 사용하면 장비를 3~5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고 장비추가에 드는 시간도 6~8주가 소요된다. 하지만 가상의 클라우드 서버는 장비교체가 필요없고 장비 추가 시간 또한 5분이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RG(Knowledge Research Group) 시장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계획은 지난 2010년 15.2%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33.2%까지 늘어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기업형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기본적 인프라만 구축하는 'IaaS'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플랫폼)까지 지원해주는 'PaaS', 그룹웨어나 메일솔루션 등 소프트웨어를 지원해주는 'SaaS' 등 크게 세가지 종류가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이 출시되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인 IBM은 클라우드 서버를 바탕으로 API를 관리할 수 있는 셀프 서비스 'IBM소프트레이어'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앱이나 모바일게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에 착안해 중소 개발사들이 투자비용 부담없이 개발할 수 있는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게임 클라우드는 구축 마법사로 클라우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인프라를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본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게임전문 운영인력과 운영 모듈 등을 팩키지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경쟁사에서도 게임시장을 타겟 삼아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는 영세한 게임 개발사의 개발비용을 줄여주자는 확고한 목적 하에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가 게임사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모습.(사진제공=LG유플러스)
 
기업형 클라우드 시장의 최강자는 KT(030200)다.
 
국내 기업형 클라우드 시장은 퍼블릭 시장과 프라이빗 시장으로 나뉘는데, 퍼블릭은 공중망에서 접근하는 웹서버 용도로 쓰이고, 프라이빗은 DB서버 등 보안에 좀더 집중한 서비스로 공중망에서는 접근이 원천봉쇄된다. 주로 금융기관과 공공기업 등이 프라이빗 서비스를 이용한다. KT는 퍼블릭 시장에서 점유율 80~85%를 가져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게임사'를 주 고객사로 삼고 있다면 KT의 고객사는 범위가 훨씬 넓다. 넥슨이나 게임피아, 조이모아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물론 한국언론진흥재단이나 MBC, 스포츠조선 등 언론사, 삼성, 두산, KB국민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사들도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KT의 클라우드 사업 담당자는 "우리의 경쟁자는 국내 기업이 아닌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IBM 등 글로벌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며 "경쟁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를 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해에 위치한 KT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사진제공=KT)
 
클라우드를 연구하는 전문 인력들은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도움이 시급하다고 한사코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클라우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40조원을 투자했다. 아마존이 정부를 위해 구축한 'G클라우드'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리 정부도 최근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빅데이터는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는 개면임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국가의 ICT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개념인만큼 정부주도의 개발이 시급하다"며 "우리는 중국보다도 클라우드 기술개발이 뒤쳐져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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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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