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고객예금을 빼돌리고 부당대출을 통해 은행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뒤 중국으로 밀항한 한주저축은행 전 간부와 그의 밀항을 도운 일당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지난해 10월 징역 4년이 확정된 김임순 전 한주저축은행 대표와 공모해 저축은행 자금 210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부당대출 등으로 약 290억원의 손해를 은행에 끼친 뒤 밀항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한주저축은행 전 총괄이사 이모씨와 그의 밀항을 도운 사채브로커 김모씨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돈을 받고 이씨를 밀항시켜준 화물선 선장 김모씨 등 2명도 함께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김 전 대표 등과 함께 연습용 단말기를 이용해 가짜 통장을 만들어 고객 예금 174억원을 횡령하는 등 저축은행 자금 21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위조·허위 감정서를 이용해 부당대출을 해 290억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이씨는 검찰 수사망에 오르자 자신이 횡령한 돈을 세탁해 주는 등 함께 범행을 저지른 사채브로커 김씨와 접촉했다.
사채브로커 김씨는 이씨가 횡령한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하기 위해 이씨를 밀항시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밀항시행업자 최씨에게 이씨의 도피 및 밀항자금으로 1억83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를 밀항시킨 브로커들은 자신들의 신분노출과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모두 가명을 사용했고 출항과정에서는 승용차에 이씨를 태운 채 약 2시간에 걸쳐 부산 주변 지역을 돌아다니는 등 출항지를 모르게 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선 선장 김모씨는 브로커들로부터 1200만원을 받고 마산항에서 이씨를 태워 중국 대련항으로 밀항시켜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