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상호출자제한기업들의 공공정보화사업 진출을 제한한 SW산업진흥법 개정안 시행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중견IT서비스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는 아직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중견IT서비스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중견IT서비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들의 공공정보화사업 수주 제한의 효과가 올 하반기 쯤에는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실적 향상과 함께 IT서비스기업 간 양극화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개정안의 효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원인으로는 당초 예상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외 적용 공공정보화사업이 많았다는 것과 발주기관의 요구에 따라 대기업이 참여하게 되는 공공부문사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목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올 1분기 매출은 309억816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4억1664만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회사측은 1분기는 SI업계의 특성상 다른 때 보다 공공사업부문 발주량이 적기 때문에 영업손실을 개선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대우정보시스템관계자는 "아직 가시화 되지는 않았지만 SW진흥법 개정안 시행으로 중견·중소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많이 열렸다는 면에서 순기능이 점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중견IT서비스 기업들도 국내 공공·민간부문 사업 확대와 더불어 해외진출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에는 개정안 도입 초기라서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라며 “올해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올해 하반기쯤에는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시아나IDT도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정도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농심NDS, KCC정보통신, 대보정보통신 등 중견IT서비스업체들도 올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견IT서비스업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공공정보화 사업 수주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신규인력 채용이나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했다”라며 “올해부터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쳐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공부문 사업에 대한 대기업 진출을 법으로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견IT서비스기업들의 기술력이 부족해 수주 성과가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중견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민간 발주업체나 공공기관들에서 실제로 나온 사례가 없다”라며 “대부분의 중견IT서비스 회사들도 20년에서 30년이 넘는 업력을 보유한 기업들이기 때문에 기술력에 있어서 전혀 부족하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력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단지 수년 동안 진행해온 대기업의 IT서비스를 그대로 이어 받는 과정에서 우리가 몰랐던 노하우나 특수한 사항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대기업이 맞고 있던 IT서비스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던 하청업체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SW업계전문가는 “아직 법 시행 초기인데 벌써부터 그 효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라며 “제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본래 제도 시행 취지에 맞게 보완을 해나가는 것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