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20. 최윤진 펠루 대표 "지식을 전하는 바른 목소리"

입력 : 2014-05-28 오후 5:46:01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매일 아침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하면 청량한 목소리의 아나운서가 ‘99초’ 동안 오늘의 날씨와 함께 명언을 들려주고, 다음 ‘199초’ 동안에는 전 세계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동향을 전한다.
 
그 이후에는 6명의 뉴스 아나운서가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라디오 뉴스도 아니고, 팟캐스트도 아니다.
 
매일 매일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뉴스, 날씨정보를 들려주는 스타트업 기업 펠루(Pellue)의 스마트폰 음성 정보 서비스 ‘데일리(day.ly)’ 이야기다.
 
이 서비스를 사용해보니 피곤한 출퇴근 시간 눈을 비비며, 좁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피곤한 눈을 감아 잠시 휴식을 주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아나운서의 음성으로 전달되는 뉴스를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또 의미 없이 듣던 음악 앱 인기순위 100곡을 듣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다. 같은 시간이면 이왕이면 내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고 싶어졌다.
 
최윤진 펠루 대표는 데일리 서비스를 ‘매일 들을 수 있는 음성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데일리에서는 11개 채널에서 날씨·정치·경제·사회·문화·IT 뉴스와 영어 회화를 들을 수 있다. 앞으로는 유용한 정보를 주는 99개 채널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또 목소리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펠루에 참여해 ‘아나운서’가 될 수도 있는 길도 열어주려는 계획이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유통해, 채널 제작에 참여한 원작자와 아나운서 모두에게 합당한 수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음성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 가려는 최윤진 펠루 대표를 <뉴스토마토>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아나운서에서 스타트업 CEO로..파란만장한 20대의 도전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최윤진 펠루 대표(아래 사진)입니다. 지금은 아나운서들이 참여해 콘텐츠를 만드는 데일리(day.ly)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이전에는 중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했고, ‘날씨아나’라는 일기예보 앱 서비스를 운영했어요.
 
-데일리 서비스가 시작된지는 약 2주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초기 반응은 어떤가요?
 
▲시작 전 걱정도 많았지만, 초기 반응이 매우 뜨거워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서비스 론칭 10일만에 6000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1000명 이상 구독하는 음성 채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다운로드 뿐만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해주시는 분들의 비중도 매우 높습니다.
 
한 페이스북 대학생 커뮤니티 페이지에서는 학교 갈 떄 유용한 앱으로 소개한 글이 공유수가 7000개를 넘어가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집중하시는 일은?
 
▲사용자에게 유용한 채널을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발굴과 아나운서들의 목소리가 더 잘 전달되도록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자세하게 해볼게요. 경력을 보니 CCTV(중국중앙텔레비전)에서 아나운서 일을 하신 적이 있네요. 어떻게 들어가신 건가요?
 
▲정확히는 하얼빈에 있는 CCTV내 한국어 방송채널인 CNTV에서 일했어요. 한국어 방송국이 생기면서 오디션을 통해 입사했습니다.
 
-아나운서의 단아한 이미지와 힘겨운 스타트업 창업은 잘 어울리지가 않아요.
 
▲연락처 하나 들고 취재원을 찾아가는 등 힘겨운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또 막 생겨난 방송국이었기 때문에 스타트업 기업처럼 새로울 것을 시도해 볼 기회가 많았어요. 이런 경험들이 모두 지금 창업의 밑바탕이 된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창업을 꿈꾸기보다는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학생이셨던 것인가요?
 
▲네. 어렸을 때부터 말을 조리 있게 한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웃음).
 
하지만 아나운서 도전은 쉬운 길은 아니었죠. 2009년부터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나운서에 계속 도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 100군데 정도는 떨어진 것 같아요.
 
◇최윤진 대표의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 모습. 그는 영어와 중국어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재원이다.(사진=펠루)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말을 잘한다는 것과 목소리가 좋은 것은 완전 다른 이야기잖아요?
 
아나운서를 목표로 정했지만, 제 발음은 정말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3년 동안 매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발성연습을 했어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다른 일을 못할 정도였죠.
 
-그렇게 힘들게 얻은 CNTV 아나운서 일은 왜 관두고, 어려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드신 건가요?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훌륭한 아나운서 분들도 많죠.
 
그런데 저는 아니었어요.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오늘은 내가 예쁘게 나왔나? 표정은 왜 저렇게 지었을까?”라며 제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이런 생활에 지쳐갈 때쯤, 뭔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럼 창업을 하겠다고 다시 한국에 돌아오신 건 아니네요? 어떻게 창업에 도전하게 되신 건가요?
 
▲정말 우연한 계기가 창업으로 이어졌어요. 먼저 카카오톡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웃음).
 
20명 정도 함께한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누군가가 ‘응원의 의미로 날씨 예보를 음성으로 올려달라’고 하는 부탁을 했어요. 이왕 하는 것 제대로 응원하자는 생각에 매일 1분짜리 날씨예보와 함께 명언을 찾아 녹음해서 공유하는 ‘날씨아나’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1분짜리 날씨아나 음성이 퍼지기 시작하더니, 300명이 넘는 분들에게 공유됐어요. 이 과정에서 “아 내가 고민하던 게 이거구나”라는 소명의식을 느꼈어요.
 
◇출시 초반이지만 데일리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데일리 서비스 안내 글이 나간 뒤 1주일도 안돼 7900여회 공유되기도 했다(사진=캠퍼스텐 페이스북 페이지)
 
-소명의식이라면?
 
▲한 간호사분께서 매일 새벽 5시 반에 동료 20명과 함께 날씨아나를 들으며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며 “고맙습니다. 날씨아나 덕분에 하루가 행복합니다”라는 응원메시지를 전해주셨어요.
 
하루 종일 내일은 어떤 말을 전해줄까 행복하게 고민하며, 제가 왜 말하는 직업을 하게 됐는지 깨닫게 됐어요.
 
삶의 방향을 고민하던 제게 전환점을 마련해준 사건이었어요. 그 고마운 마음에 더 많은 사람이 날씨아나를 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알람어플 ‘날씨아나’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데일리까지 이어진 것이죠.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선의로 모여든 든든한 동료들
 
-혹시 스스로 날씨아나앱을 만드신 건 아니시죠? 어떻게 팀을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날씨아나가 일종의 재능기부 형태였기 때문에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지난해 3월에 만난 고경표 이사님이 서비스 기획을 해주셨고, 라이크라이언 최용철 대표님, 개인개발자 공완식 님이 처음 앱을 만들어 주셨어요.
 
또 유명한 영어 선생님이신 문단열 선생님이 음성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로고송도 만들어 주셨어요.
 
-‘날씨아나’는 매일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서비스였습니다.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앱청자(앱을 듣는 사람)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거를 수 없었어요. 제주도로 선교활동을 갔을 때는 녹음 장소를 찾지 못해 허름한 창고에서 녹음하다, 그 짧은 시간에 ‘정확히’ 모기에 20방 물려본 기억도 나네요(웃음),
 
한 번은 몸살이 심하게 났지만,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 녹음한 적도 있었어요. 스스로 참 대견하다고 생각했죠.
 
매일 1분20초씩 녹음하면서 ‘책임감’이라는 스타트업 경영에서 꼭 필요한 덕목을 배운 것 같아요.
 
◇날씨아나. 만든사람들에 스타트업리포트에 소개됐던 최용철 라이크라이언 대표가 참여한 프로젝트였다.(사진=날씨아나 앱 캡처)
 
-날씨아나의 성과는?
 
▲처음에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그 비용을 모두 사회에 기부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생각처럼 쉽진 않았죠. 하지만 20대의 패기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또 날씨아나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캠퍼스CEO 발굴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 받기도 했어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어요. 미국(오디오북), 일본(성우 시장)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음성서비스 시장은 매우 작아요. 왜 그럴까요?
 
▲국내 한 유명 팟캐스트의 경우는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음성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많습니다. 하지만 수요를 정확하게 채워줄 공급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멀티미디어 시대라며 동영상에 치중한 업계의 흐름, 기존 음성서비스가 글말(문어체)와 입말(구어체)의 차이점을 간과해서 서비스 한 점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 99초·199초 지식을 듣는 좋은 습관 '데일리'
 
-사명인 '펠루(Pellue)는 어떤 의미인가요?
 
▲People과 Value의 합성어로, '사람에게 가치를 더하다'라는 의미 입니다.
 
-이제 최근 선보인 ‘데일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날씨아나’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좋은 콘텐츠가 많지만, 바쁜 현대인이 일일이 다 찾아 보기에는 너무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그런 좋은 콘텐츠를 음성으로 바꿔 사람들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고, 2차 가공을 통해 콘텐츠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음성콘텐츠 ‘변환’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키워드’, ‘쉽게’, ‘요약’ 세가지를 들 수 있어요.
 
데일리는 특성에 따라 정해진 길이로 음성 콘텐츠를 전달합니다. 마치 노래를 듣는 것처럼 뉴스나 지식을 접할 수 있는 99초와 199초 길이의 콘텐츠가 있고, 기획 콘텐츠는 299초에 전달합니다.
 
또 책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는 최대 599초, 측 10분 내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날씨아나에서 데일리로. '지식을 듣는 좋은 습관'이 데일리의 슬로건이다(사진=펠루)
 
-99초, 199초를 콘텐츠를 만든 이유는?
 
▲‘유용성’과 ‘확장성’ 때문입니다.
 
저희 서비스의 특징인 ‘키워드’, ‘쉽게’, ‘요약’을 사용자가 느끼려면 짧은 길이로 콘텐츠를 만들어 사용자가 ‘유용성’을 느끼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 제작자 입장에서는 길이가 길면 길수록 제작 부담이 늘어나, 음성 플랫폼으로서 누구나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길이가 짧아야 합니다.
 
또 짧지만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음성서비스인 라디오, 팟캐스트 보다 ‘데일리’가 뛰어난 부분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에서 팟캐스트 열풍이 불며, 한 콘텐츠가 1000만 다운로드나 기록할 정도였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이용자의 충성도 지속성이 떨어졌습니다.
 
또 라디오는 너무 콘텐츠가 길고, 선택해서 들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아요.
 
라디오는 보통 한 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은 그만큼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죠. 또 다시 듣기 위해서는 라디오 홈페이지 접속하거나, 방송사 별로 일일이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데일리가 해결할 수 있다?
 
▲데일리 서비스는 채널당 99~199초로 상당히 짧고, 내가 선호하는 채널만 골라 채널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 저희 서비스는 알람기능도 제공하는데, 알람 이후에 날씨나 뉴스 등 아침에 들으면 좋은 채널을 선택해 놓으면 그 시간에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화장하거나, 출근할 때 데일리를 이용한다면 원래 낭비한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데일리 서비스 기획의도(사진=펠루)
 
◇ 매일 밤 11시 업데이트되는 지식 서비스
 
-아무래도 가장 많이 들으시는 분은 학생과 직장인인가요?
 
▲네. 학생과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앎에 대한 욕구,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요.
 
바쁜 대학생,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에 가볍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콘텐츠 길이가 짧다 보니 부담도 없고, 내용을 이해 못 했다면 다시 들으면 되죠.
 
-데일리 서비스는 언제 업데이트되나요?
 
▲아직은 서비스 초기라서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매일 밤 11시에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분들은 어떻게 섭외하신 건가요?
 
▲더브 아나운서엔터테인먼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와 MOU를 맺고, 아나운서 분을 추천 받고 있어요. 서비스 시작 전 추천 받은 분들과 2달 동안 세미나 교육을 진행했죠.
 
최근에는 케이블 방송에서 활동하는 아나운서 분들의 참여도 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지인 위주로 섭외했지만, 지금은 역으로 같이 하고 싶다는 연락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스타 아나운서가 있으면 서비스 초기 확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상파 아나운서분들은 아마 사규상 섭외가 안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내부에서 ‘스타’를 키우자는 생각입니다.
 
-아나운서 말고, 성우분들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나요?
 
▲네, 물론이죠. 데일리는 목소리 재능을 가진 모든 분께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웹소설 같은 스토리를 음성 콘텐츠로 만들 때는 아나운서 뿐만 아니라 성우와도 함께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목소리 재능을 가진 누구나 데일리에 지원할 수 있다(사진=펠루)
 
-데일리에 참여하고 싶으신 지망생들은 어떻게 하면 데일리 아나운서가 될 수 있나요?
 
▲저희 앱 맨 위에 ‘+’ 버튼이 있어요. 이걸 눌러 신청의사를 저희에게 전달해 주시면 되요. 그 이후 저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녹음해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저희가 직접 들어보고, 음성의 특성과 맞는 콘텐츠를 매칭해 채널 오픈 승인을 합니다.
 
지금도 몇몇 분이 신청해 채널 개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채널도 생길 수 있겠죠?
 
-매일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의 특성상 지속성이 중요할 것 같아요. 웹툰을 공짜로 보면서도 늦어지면 화 내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신규 채널 콘텐츠 제공자나 공급자 모두 최소 2주간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분량은 확보해놓고 시작할 계획입니다.
 
-음성 데이터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비용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1인당 하루 서비스 비용은 얼마로 계산하고 계신가요?
 
▲저희 서비스 10개 채널을 들으면 약 2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이를 비용으로 생각하면 일인당 하루 약 3원정도의 서비스제공 비용이 들어갑니다.
 
◇ 목소리의 가치가 인정받는 플랫폼 ‘데일리’
 
-현재는 무료서비스인데 수익 모델이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정액제 유료화를 생각하고 계시죠?
 
▲유료화 계획은 많은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방향은 시간이 더디더라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겠습니다.
 
-광고는 없나요?
 
▲완전히 배제하고 있진 않지만, 직접광고는 지양할 생각입니다. 광고로 채워진 콘텐츠는 품질이 떨어지고, 유용함이 반감됩니다. 이용자들도 분명히 거부감을 느끼게 하니까요.
 
-보내주신 자료를 보니, 플랫폼으로서 수익 배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서비스 이용자들이 유용하다고 느끼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콘텐츠를 제공하시는 분들에게 유요한 수익이 돌아가야, 선순환을 이룰 수 있어요.
 
◇펠루는 웹소설 콘텐츠 제작사 '북팔'과 손잡고 오디오북을 만들고 있다. 펠루는 콘텐츠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을 만들어가고자 한다(사진=북팔)
 
 -콘텐츠 유료화의 길은 정말 험난합니다. 만약 음성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우선 아나운서의 경우 지금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채널이 아주 한정적입니다. 이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나운서는 다른 직업과 다르게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사회적 수요가 떨어지는 일이라는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아나운서는 임신이나 육아 때문에 일을 중단하게 되면 다시 일을 시작하기는 힘들죠.
 
우리 데일리가 이런 분들이 일을 할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데일리, 한국을 넘어 중국으로
 
-데일리가 개척할 수 있는 시장 사이즈는 얼마 일까요? 또 어떻게 조사를 하셨나요?
 
▲최대 시장은 1000만명으로 지난 2012년 한 팟캐스트가 기록한 다운로드 숫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선 취업준비생과 대학생이 첫 번째 주력 서비스 대상이 될 것 같아요. 통계청 자료에는 지난해 취준생 수가 58만명, 대학생 수는 200만명입니다.
 
또 이들은 SNS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저희 서비스와 매우 잘 맞기도 합니다.
 
-시장에서의 경쟁상대와 협력 대상자는 누구로 보시나요?
 
▲경쟁상대로는 사용시간, 사용패턴이 겹치는 서비스들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시간으로는 아침에 접하는 서비스들이며, 사용패턴 상으로는 음악, 어학, 팟캐스트, 라디오 등이 되겠죠.
 
하지만 단순히 경쟁상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맛집에 몰려있으면, 서로 장사가 잘되게 하는 효과가 있죠.
 
음악, 어학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가지고 다녀야, 저희 서비스도 더 편하게 접할 수 있겠죠?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운 상대입니다.
 
-제휴 대상은?
 
▲현재 4곳의 협력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곳은 앞서 말씀드린 아나운서 인력관련 협력사이고, 두번째는 콘텐츠 제공회사입니다. 북팔과는 웹 소설의 음성 콘텐츠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구요, 로아컨설팅에서는 ICT동향분석보고서를 제공해 주고 계십니다.
 
이 외에도 ‘플래텀’이나 ‘ㅍㅍㅅㅅ’와 같은 인터넷 매체, 각 분야의 전문가나 인기 블로그, 작가 분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차차 생겨날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매출 예상은?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매출은 없어요. 지금은 사람들을 모으는 단계로 하반기 이후 유료화를 생각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뉴스, 날씨, IT트랜드 등 11개 채널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후 채널은 몇 개까지 늘어나나요?
 
▲유용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제가 진행할 중국어부터 인문학, 법학, 마케팅, 고전, 기업분석, 스타트업 관련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관심이 있지만 바쁘거나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내용을 쉽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어떤 개선 사항이 있을까요? 전 위젯이 빨리 생겼으면 좋겠어요.
 
▲네, 위젯 추가는 저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음악 플레이어 같은 수준의 편의성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은 특허와 관련될 수 있어 아직은 비공개 입니다.
 
향후에는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 버튼과 비슷한 역할을 할 ‘valuable’이라는 버튼을 넣어, 사용자분들이 유용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드릴 생각이에요.
 
◇펠루 단체사진, 펠루 직원들과 현재 데일리에 참여하고있는 아나운서들이 모두 모였다(사진=펠루)
 
-해외 진출 계획은?
 
▲중국 시장을 첫 번째로 보고 있어요. 중국 언론사와도 주기적으로 교류하며 시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형태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데일리 앱청자 분들께 한 말씀
 
▲데일리는 ‘키워드’로 ‘쉽게’ ‘요약’해서 음성 콘텐츠를 통해 앱청자분들께 ‘유용함’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식을 듣는 좋은 습관’이라는 저희 슬로건처럼 데일리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시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듣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또 저희 서비스에 콘텐츠나 음성 제공자로 참여하고 싶은 분도 언제든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펠루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펠루의 ‘데일리’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이용자가 명확하고, 상대적으로 모바일 분야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음성’을 아이템으로 선정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 사용자들의 시간 활용(Time Share) 관점에서 봤을 때 출퇴근 시간을 노리는 전략 자체는 매우 훌륭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매스미디어가 트랜드이던 시절 신문·잡지·TV·라디오가 각각 매체 특성을 기반으로 고유한 시장 형성을 했다”며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의 성장과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스토리 등을 통한 이미지의 진화, 트위터 등을 통해 텍스트의 활용은 모바일에서 꾸준히 있어왔지만 음성은 상대적으로 모바일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만큼 데일리가 음성을 활용해 어떻게 차별화에 성공하며 진화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펠루의 '데일리'가 모바일 음성 플랫폼으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뉴스토마토)
 
수익모델을 포함한 향후 서비스 고도화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좋은 목소리는 뛰어난 장점인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의 품질이나 적합성이 또 다른 이슈”라며 “음성 제공자가 많아질수록 내가 좀 더 관심을 가질 곳을 찾아주는 기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소장은 “또 데일리를 음성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본다면 큐레이터의 능력이 가치를 결정할 수 있다”며 “청취자와 관계가 팬덤이 될 것인지, 아니면 가치를 기준으로 하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이에 따라 수익 모델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교수는 “자체 콘텐츠 생산 역량 없이 소리로 정보를 풀어 제공한다는 것만 핵심 경쟁력으로 삼기에는, 참여자들의 개인 목소리 재능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음성 전달에 대한 독특한 기술이나 UX 등의 차별화가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지웅 대표는 “정말 고퀄리티의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제 하에 넷플릭스나 멜론 같은 정액제 모델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1999)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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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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