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멀티·소통..3세대 아이돌의 조건 셋

입력 : 2014-05-30 오후 2:25:39
◇3세대 아이돌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그룹 엑소.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1990년대에는 H.O.T, 젝스키스 등이 1세대 아이돌로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0년대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의 2세대 아이돌들이 가요계를 주도했다.
 
그리고 2010년대, 3세대 아이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엑소, GOT7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3세대 아이돌들에겐 1세대, 2세대와는 다른 그들만의 특징이 있고, 이 특징은 요즘 아이돌들의 성공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3세대 아이돌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살펴봤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 (사진=SM엔터테인먼트)
 
◇외국인 멤버와 해외 활동 통한 현지화 전략
 
국내 아이돌들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H.O.T는 지난 2000년 1월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을 열었고, 이 공연 이후 H.O.T는 중국 청소년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세대 아이돌을 대표하는 동방신기 역시 국내 활동과 함께 중국, 일본 등 해외 활동을 병행하면서 K팝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동방신기는 회당 7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일본에서 최정상 그룹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3세대 아이돌 역시 활발한 해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1세대, 2세대 아이돌들의 해외 활동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엑소엔 루한, 타오, 레이 등 중국인 멤버가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첸, 시우민 등 국내 멤버들과 함께 엑소-M이란 이름으로 중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신곡 ‘중독’을 발표한 엑소-M은 국내의 ‘뮤직뱅크’나 ‘인기가요’에 해당하는 중국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엑소-M은 중국 멤버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고, 현지 가수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을 펼친다. 이 때문에 중국팬들은 엑소-M을 해외 진출에 나선 한국 가수라기보다는 중국 현지 가수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3세대 아이돌들은 콘텐츠 수출 개념에 머물렀던 1세대와 2세대 아이돌의 해외 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외국인 멤버 영입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룹 GOT7.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안정적 환경 속에서 '멀티 플레이'..홍보 수단도 다양해져
 
최근 아이돌들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재능을 뽐내고 있다. 물론 1세대와 2세대 아이돌들도 한창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당시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3세대 아이돌들의 경우, 그들과는 활동 양상이 조금 다르다.
 
시스템 측면에서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최근 들어 기획사들이 연예인 매니지먼트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고 있는 추세. 이 때문에 소속 연예인이 출연할 작품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자사가 만든 드라마에 소속 아이돌들을 출연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부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은 “드라마의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까지 소속 아이돌 이나 연습생들로 채우게 되면 신인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돌의 입장에선 좀 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셈이다.
 
3세대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기획사가 이들을 홍보하는 방식 역시 다양해졌다. 신문 또는 인터넷 기사나 한정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홍보를 펼치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에 나서는 아이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엑소는 지난 2월 종영한 MBC에브리원 '엑소의 쇼타임'에 출연했고, GOT7은 SBS M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I GOT 7'에 출연 중이다. 데뷔를 앞둔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위너 역시 지난 2월 종영한 Mnet '위너TV'를 통해 얼굴을 비췄다.
 
◇데뷔를 앞둔 신인 그룹 위너. (사진=YG엔터테인먼트)
 
◇SNS 통해 팬들과 소통..가까워진 아이돌과 팬 사이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돌만 변한 게 아니다. 세상도 변했다. 특히 SNS의 발달에 주목해볼 만하다.
 
현재 상당수의 아이돌 스타들은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SNS를 잘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팬들과 공유할 수 있다. '멋있는 척', '예쁜 척' 하기만 하는 신비주의는 '소통의 시대'엔 어울리지 않는 전략이다. 아이돌과 팬 사이의 거리는 그만큼 더 가까워졌고, 아이돌들의 입장에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SNS 문화에 익숙한 요즘 아이돌들이 자발적으로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상당수의 아이돌들이 소속사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적극적으로 나서서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한다”며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피곤해하거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나 놀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SNS에 무심코 올린 글 때문에 구설에 오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잃게 되는 것보다는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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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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