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NC-두산 2014년 6월 경기 일정.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삼성라이온즈가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오르면서 5월을 자랑스럽게 마쳤다.
삼성의 5월 승률은 8할2푼6리(19승1무4패)로, 월간 승률로 보면 33년간의 구단 역사에서도 최고 기록이다. 월간 최다승 기록은 지난 2001년 6월과 2005년 5월에 달성한 19승과 타이를 이루나, 당시는 패한 경기가 모두 6경기에 달해 이번에 비해 승률은 낮다.
이같은 승리의 질주로 삼성은 2위팀과의 격차를 3.5경기로 벌렸다.
삼성의 '독주체제'를 멈추고 '경쟁체제'로 견인할 팀은 현재까지 NC와 두산 정도가 꼽힌다. 과연 이들 두 팀은 삼성과 선두를 다툴 수 있을까. '1극강 3강 1중 5약'의 체제로 진행되는 현재의 순위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NC - 평균자책점·타율 2위, 임창용 있는 삼성과 달리 확실한 불펜 없어
NC는 투·타가 고루 안정된 팀이란 점이 강점이다. 평균자책점(4.10·1위 삼성 4.02)과 타율(0.290·1위 두산 0.313)이 모두 2위에 오른 상태다.
NC의 마운드는 불펜보다는 선발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올해까지 외국인 투수를 3명 둘 수 있는 NC는 찰리 쉬렉-에릭 해커-태드 웨버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친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이재학도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토종 에이스'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좋은 활약을 보인다.
이로 인해 NC는 30일 오전 현재 개인 평균자책점 순위 10위 이내에 3명이나 이름을 올린(에릭 3위·3.22, 찰리 5위·3.55·이재학 8위 3.75) 상태다.
타격도 좋다. 유일하게 300득점이 넘는(302득점) NC는 안타(476개)과 홈런(53개)은 각각 2위, 도루(54개)와 OPS(0.826)는 모두 3위다. 득점권타율(0.301)도 두산 다음 순위다. 자연스레 선두인 타점(283타점) 분야엔 나성범(44타점), 이호준(39타점), 모창민(36타점) 등 30타점 이상 기록한 NC의 타자가 5명이나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다만 NC는 불펜이 삼성에 비해 다소 약세다. '끝판왕' 오승환(32·현 한신 타이거즈)이 해외 진출로 없어도 '뱀직구' 임창용이 복귀한 삼성과 달리 NC는 확실한 경기 마무리가 보이지 않는다.
김진성이 마무리를 맡고 있지만 삼성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 김진성 앞을 막아주는 원종현과 홍성용은 경험 부족이 약점이다. 필승조 투수 세 명의 활약은 좋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는 이유다.
'막내팀'인 NC가 과연 더워지는 날씨에 잘 버티며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 관건은 불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웨버가 적응하고 불펜이 뒤를 잘 받칠 경우 NC는 삼성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6회초 삼성공격 무사 1,3루 상황에서 채태인의 좌익수 앞 1루타에 3루주자 나바로가 홈인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News1
◇두산 - 공·수·주를 갖춘 야수진에 좋은 선발, 최근 강해진 불펜에 기대
공·수·주를 겸비한 야수진에 유희관을 비롯한 우수한 선발진이 있는 두산은 NC처럼 불펜이 다소 약세다.
두산도 NC처럼 수치적인 지표는 우수하다. 평균자책점이 5위(5.17)이긴 하나 공동 3위인 LG와 롯데(5.10)와의 차이가 크지 않고 타율 1위(0.313), 홈런 3위(51), 피안타 3위(443), OPS 1위(0.863), 득점권타율 1위(0.312) 등이 돋보인다. 불펜이 선발보다 약하긴 하나, 블론세이브는 총 3회로 9개팀 중 가장 적다.
두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현수 등의 중심 외엔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두산은 중심타선은 물론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이 모두 폭발하고 있다.
김현수-칸투-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연일 장타를 날리고 있고, 최근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오재원은 민병헌과 함께 정확도와 빠른 발은 물론 장타력도 보여 테이블세터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맹활약하고 있다. 양의지-김재호-정수빈 등의 하위타선 또한 돌아가면서 터져준다. 최주환-허경민 등의 백업도 좋다.
두산은 선발의 QS(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도 19회로 NC(29회)-삼성(22회)에 이어 3위다. 오현택-이현승-윤명준-정재훈-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근들어 팀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3일 잠실 두산전이 좋은 예다. 이날 유희관은 5.1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두산 불펜은 5명이 모두 던지며 3.2이닝을 무실점으로 사수했다. 결국 두산은 이날 이겼다.
두산 불펜진의 변화가 날씨가 더워지는 6월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4월 부진한 모습이 재연되지 않고 5월의 호투가 계속 이어질 경우 두산은 선발의 탄탄함과 타선의 맹타를 곁들여서, 삼성을 꺾을 능력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