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패션 OEM(주문자상표부착)업체들이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1분기 깜짝실적으로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데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 업계 자료에 따르면
한세실업(105630)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13%, 57% 증가한 3128억원, 193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111770)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31%, 18%나 늘었다.
연 초부터 지속된 환율하락과 주요 생산기지인 동남아지역의 인건비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
이는 최근 패션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 중인 아웃도어와 SPA업체를 바이어로 발 빠르게 편입시킨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세실업의 경우, 현재 세계 3대 SPA인 자라·H&M·유니클로를 모두 바이어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업체로부터 오더를 따내기까지 몇 년간 릴레이 협상을 벌이며 진땀을 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업계에서 세계적인 SPA 업체들과의 수주계약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내기 위해 공을 들이는데는 SPA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국내 합산 매출액만 1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세실업의 수혜가 상당하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SPA브랜드의 수주를 모두 때낸만큼 업계 위상도 높아지면서 추가 신규 바이어의 오더 요청까지 들어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까다롭고 콧대 높기로 유명한 대형 SPA 업체의 수주를 따냈다는 것은 그만큼 한세실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규바이어들의 협상 요청이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SPA 업체 수주로 인한 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오더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요 수익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원무역의 경우, 아웃도어 업계에서 파워를 과시하며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VFC(노스페이스), 나이키,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스포츠웨어 및 아웃도어 업체들이 영원무역의 주요 바이어다.
최근 이들 외에도 독일의 '엥겔베르트-스트라우스', 노르웨이 '헬리한센', 미국 '룰루레몬' 등 신규 바이어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바이어의 오더는 영원무역의 주력 제품인 다운자켓이 아닌 작업복, 울소재 니트, 요가복 등의 의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운자켓에 비해 계절성이 적어 이러한 품목 다변화 역시 실적 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스포츠웨어 대비 고가제품이 대부분이어서 매출 뿐 아니라 실질적인 마진율 향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EM 업체들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며 "향후 수주 협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마진율을 끌어 올려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션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아웃도어와 SPA 브랜드 위주의 포지셔닝이을 취한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부진한 내수중심의 국내 패션업체들과의 차별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