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AIG에 보너스 지급 중단 요청

"리텐션 보너스 10억달러 줄여라"..구제금융 자금 받은 AIG 압박

입력 : 2009-03-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정부로부터 17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았던 미국 최대 보험그룹 AIG가 미 재무부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리텐션 비용(우수 직원 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비용) 및 보너스 계획을 축소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과 AIG 최고경영자(CEO) 에드워드 리디의 서한을 인용, 정부의 이같은 제안에 동의해 AIG는 올해 내 30%까지 리텐션 지불을 줄이고 회사가 회복될 때까지 보너스도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AIG는 법적으로 묶여 있는 계약에 따른 약 1억6500만달러 가량의 리텐션 비용 및 보너스는 15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IG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14일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에게  재무부와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내며 "나는 이 같은 조정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며 "직원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재앙이며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리디는 일단 재무부의 계획에 따르겠지만 "보너스 체계 개편을 이와는 다르게, 즉 보너스 삭감을 더 낮은 수준에 그칠 수 있게 하는 안을 추후에 고안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공적 자금을 받은 회사들이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그동안 법안 입안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되어왔다. 뉴욕 아토니 제너럴의 앤드루 쿠오모 변호사는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1월1일 인수되기 바로 직전에 메릴린치로부터 36억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 경제위원회 위원장은 AIG의 보너스 지급은 "도가 지나치다"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회 위운장 역시 Fox 뉴스 선데이에서 AIG가 "시스템을 남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4분기에 회사 역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AIG는 11만6000명의 근로자 중 4600명에게 이들이 이 문제 많은 회사를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 10억달러 상당의 리텐션 보너스를 지급했다.
 
리디는 AIG가 파생상품 매각을 통해 미국 정부에 구제 금융 자금 단돈 1페니까지 모조리 갚겠다고 약속했고 재능있는 사람들을 위한 리텐션 지급은 투자자들에게 AIG가 매력적인 회사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 궁극적으로는 납세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가이트너는 리디 CEO에게 지난 11일 전화를 걸어 AIG의 이같은 계획을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단, 미 재무부는 15일 보너스 지급을 중지하라고 하지는 않은 상황.
 
특히 이날 가이트너와의 논의는 AIG를 지난 9월 파산 직전까지 몰고갈 정도로 대규모 손실을 낸 AIG의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 파생상품 부문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월 블룸버그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AIG는 부실사업체인 CDS 단위의 약 400명 근로자들에게도 4억5000만달러 상당의 리텐션 지급을 계획했다.  
 
리디는 이번에 가이트너에게 보낸 서한에서 2009년 CDS 부문 근로자들에 대한 리텐션 지급을 30% 가량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의 서한에 따르면 CDS 부문 중 최고의 리텐션 지급금은 650만달러이며 이밖에 다른 6명의 근로자들도 300만달러 이상 씩을 받았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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