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의 경제 성장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름만 새로운 신 성장 전략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성장 전략 초안을 공개했다.
8페이지에 달하는 이 초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부터 법인세율을 인하해 투자를 장려키로 했으며, 노동 시장의 규제도 완화해 경제활동 인구 감소에 대처키로 했다.
이 밖에 ▲공적 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 ▲경제 특구 강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의 조속한 확대 등이 성장 전략 초안에 포함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보류하고 있다. 새롭게 공개된 성장 전략이 이전과 비교해 전혀 신선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부재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초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행 36%에 이르는 법인세율을 국제 평균 수준인 25%까지 점진적으로 낮추려한다. 투자 유인이 목적이지만 세수 감소에 대한 대안은 없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세수는 4700억엔씩 줄어든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 역시 "법인세 인하의 시기와 규모, 세수 보충 방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더 필요하다"며 정책의 취약성을 인정했다. 자민당 세제조사위원회와의 협상이 이번주 내에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일 뿐이었다.
일각에서는 성장 전략 발표 이후 실망감에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해의 상황을 상기시키며 아베노믹스가 표류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바타 스이치 노무라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공개된 성장 전략은 주축이 될 만한 정책도 특별함도 없었다"며 "이후 아베노믹스는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6월 초 일본 증시는 첫 번째 성장 전략이 공개된 후 4%에 가까운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의 부양 의지가 이어진 영향에 연간 50%가 넘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올들어 증시는 8% 하락했다. BOJ가 일본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가며 추가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가 점차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타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내각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보다 구체적인 무언가를 내보이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시장을 부양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신 성장 전략 최종 내용은 오는 27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