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중윤기자]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지원(7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항소심에서 박 의원은 "구속된 사람의 허위진술에 속아서 기소한 검찰이 참으로 부끄럽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2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강영수) 심리로 열린 박 의원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박 의원은 "1심 재판 때부터 일관되게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금품수수 혐의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의원을 기소하면서 이에 맞춰 야당 의원인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나를 엮어 수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변호인은 "검찰의 증거는 중간전달자에게 금품이 전해진 정황을 입증하는 것이고 중간전달자가 박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금품공여자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1심재판부의 판단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또 변호인은 "당시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던 임석 회장 등이 검찰 조사를 100회 이상 받는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됐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이에 검찰은 "당시 피고인 외에도 임 회장이 돈을 건넨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중이었다"며 "피고인에 대한 수사 때문에 길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박 의원이 돈을 건네받은 정황을 검증하기 위해 신청한 목포시 현장검증을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목포시 교통량이 많다며 세월호 사건이 다소 진정된 이후에 실시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의원은 2008년 3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전 비서관을 통해 선거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9월 불구소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10년 6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로부터 수사무마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2011년 3월에는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으로부터 추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았다.
검찰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과 추징금 8000만원을 구형했으나 지난해 12월 1심재판부는 박 의원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선고했다.
박 의원은 향후 총리와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재판 일정을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의원의 일정을 고려해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오후 2시에 공판기일을 열고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