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공무원이 국민보다 연금을 더 많이 받는 것은 일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야마사키 야스히코 일본연금학회장(가나가와 보건복지대 교수·사진)는 1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야마사키 회장은 일본 자민당·민주당·공명당이 연금·의료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위해 설치한 기관인 사회보장제도개혁국민회의에 참여하는 15명에 포함돼 있다.
야마사키 회장은 "일본 국민은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연금으로 월 230만원 정도 받는다"며 "하지만 일본은 공무원이 일반 국민보다 연금을 10% 남짓 더 받는 것을 공평한 수준으로 바꾸려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일본은 공제연금(공무원연금) 급부를 후생연금(국민연금)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 10월부터는 공제연금을 후생연금으로 통합키로 했다.
그는 "군인연금에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것에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그러나 일반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서비스하는 사람들이지 우위에 있는 게 아니므로 국민보다 더 많은 혜택을 얻는 것이 정서상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때문에 공무원연금 재정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메운다는 발상 자체가 없다"며 "공무원 연금에 적자가 생기면 공무원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으로 국민연금과 통합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나라마다 급여 수준이 다르므로 두 연금을 통합하는 게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제도를 합치려면 각 제도 연금 수급자의 기득권을 고려해야 하므로 20년 이상 걸리더라도 단계적으로 통합해야 저항감이 적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기초연금 혜택이 사실상 없어 반발이 일고 있는 국내 상황에 대해선 "기초연금은 공적부조이므로 공적 지원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한국 기초연금 액수는 원래 적었기 때문에 그것을 두 배로 올려도 많지 않은 수준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초연금은 보험료를 내지 않고 받는 체계이므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기초연금을 연계한 방안은 국민의 공적연금 가입 의욕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했다.
야마사키 회장은 "공적연금 제도는 많은 세대와 관련돼 있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정부가 장수사회에 대비하려면 공적연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야마사키 야스히코 일본연금학회장(사진=김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