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쏟아냈던 모순발언..부총리되면 어쩔까

"추경 더 해야" 동시에 "추경 능사가 아니다" 발언
담뱃값 인상도 "건강대책으론 찬성, 재정대책으론 반대" 모호

입력 : 2014-06-17 오전 10:05:02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과거 국회에서의 모순된 발언이 향후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의원생활 대부분의 상임위원회 활동을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보냈던 최경환 내정자가 경제정책에 있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상반된 주장을 반복해서 펼쳐왔기 때문이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해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편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그 경제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고, 세수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국세청의 적극적인 세원확충활동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담뱃값 인상 등에 대해서는 재원대책으로는 반대하지만 건강대책으로는 찬성한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 놨다. 인상에 반대하는 것 같지만 명분만 갖추면 어쨋든 인상에 찬성한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17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News1
17일 국회 영상회의록과 회의록시스템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기재위에서 추경에 대해 특히 상반된 주장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그는 대표적인 추경 옹호론자로 추경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지만, 동시에 추경 등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난해 12조원의 세입경정을 포함한 17조원대의 추경안을 결정하기 직전인 2013년 4월 15일 기재위에서는 정부 추경안에 대해 "이걸로도 모자란다고 본다"며 "국채발행을 넓게 해 놓으면 나중에 열심히 노력해서 세수가 들어오면 국채발행을 덜 하면 되지 않겠냐"고 추경 규모의 확대를 주장했다.
 
그런데 동시에 같은날 다른 질의순서에서는 현오석 부총리에게 "추경의 성장효과가 어느정도 있다고 보느냐. 재정으로 경기부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추경의 경제효과에 대해 부정하는 발언을 뱉었다.
 
그는 또 "추경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돈을 돌게 하고 경제주체의 심리가 빨리 안정감 있고,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물론 정부안보다 확대하자고 하면서 추경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발언을 같은날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문제에 대한 최 내정자의 발언은 더욱 모호하다. 인상에 찬성한다는 것인지 반대한다는 것인지 애매하다.
 
그는 지난해 3월 13일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술값이나 담뱃값도 필요하면 인상해야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을 재원대책으로 들고나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원대책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술값 인상이나 담뱃값 인상이라는 얘기가 나오니까 무슨 복지하기 위해서 서민주머니 터느냐는 오해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재원마련을 위한 담뱃값 인상을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들리지만 이후에 이어지는 발언은 그의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그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건강측면에서는 동의한다"면서 "재원대책으로 하는 것은 반대고, 건강대책으로 하는 것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강대책이라는 목적에만 부합하면 담뱃값 인상에 동의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어차피 국민의 입장에선 물가인상과 국가의 재원확충으로 이해할수밖에 없는데 모양새만 갖춰지면 된다는 어색한 논리다.
 
세금징수의 문제에서도 그의 입장은 그때 그때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3월 25일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과 관련해 "금년 세수확보도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복지수요 등 여러가지 재정수요도 드러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세수확보가 중요하다. 보다 비상한 각오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한달여 뒤인 4월 16일 기재위에서는 김덕중 국세청장을 향해 "지하경제 양성화도 해야하지만 좀 조용이 해라"고 다그치며 "이잡듯 뒤지듯이 조사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된다. 설사 가능하더라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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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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