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해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이 1년 전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등급인 S등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 곳도 없었으며 A등급은 16곳에서 2곳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에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D·E등급은 대폭 늘었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E등급을 받은 울산항만공사의 기관장은 각각 해임이 건의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가운데)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지난해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보면 최고 등급인 S등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 곳도 없었다.
이어 A등급은 지난해 16곳에서 올해는 2곳으로 급감했다. 겨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만 A등급을 받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경우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 증가와 노사관리 부문에서 실적이 우수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도 경영효율과 노사관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B등급은 40곳에서 39곳으로 줄고, C등급은 39곳에서 46곳으로 늘었다. 보통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성과급 지급대상인 C등급 이상은 올해 총 87곳에 그쳤다.
반면에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D, E 등급은 크게 늘었다. D등급은 지난해 9곳에서 올해 19곳으로, E등급은 7곳에서 11곳으로 각각 증가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경우, 지난해 A등급에서 E등급으로 뚝 떨어졌다. 정부는 주요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적자 전환하고,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음에도 불법 증축의 위험성을 지적하지 못하는 등 안전 검사 부문에서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도 A등급에서 E등급으로 하락했다. 주요 사업 중 '바다숲 조성사업' 실적이 매우 부진했다는 게 이유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에는 대규모 적자 지속과 전반적인 사업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C등급에서 올해 E등급으로 떨어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과다한 복리후생에 대한 개선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B등급에서 D등급으로 하락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이 지난해 12월 의결됐기 때문에 오늘 의결한 지난해 경영실적은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시행 전에 수행한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라며 "부채 과다 및 방만 경영 기관의 성과 부진과 안전 관련 기관의 집중 점검결과 중점 관리대상 30개 기관 중 20개 기관의 등급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E등급을 받은 울산항만공사와 2년 연속 D등급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기관장을 해임 건의할 방침이다. 해임 건의는 공공기관장의 임면권자인 주무부처 장관에 해임을 건의하는 형식이지만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없어 사실상 해임 조치와 다름없다.
울산항만공사는 안전 관리 노력 미흡 및 경영성과급 차등 지급 실적 실적 저조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비정규직 인건비 증가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 하락 등으로 해임 건의가 이뤄졌다.
원칙적으로는 이번에 E등급을 받은 한국가스공사·대한석탄공사·한국거래소 등 10개 기관과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우체국물류지원단·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 기관이지만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서 D등급을 받은 대한주택보증과 동서발전, 중부발전, 토지주택공사 등 6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이석준 차관은 "A등급 이상 2개 기관에 대해서는 내년도 경상경비예산 편성시 재무상태 등 기관별 여건을 고려해 1% 이내에서 증액하고, D등급 이하 30개 기관에 대해서는 1% 이내에서 감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이달 중 주무부처와 공공기관에 통보하고 오는 8월에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