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만에 1.7조원..유튜브 창업자가 말하는 벤처창업은?

입력 : 2014-06-19 오후 5:20:53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벤처창업이란 높은 리스크를 짊어지는 만큼 막대한 보상을 가져갈 수 있는 수단이다. 만약 IT업계 가장 성공적인 ‘투자회수(Exit)’ 사례를 하나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유튜브를 떠올릴 것이다.
 
유튜브는 2005년 2월 실리콘밸리 결제솔루션 회사 ‘페이팔’ 직원이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 등이 만든 동영상 공유 사이트다. 폭발적인 이용자 반응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고, 오픈 1년8개월 만인 2006년 10월 구글에 1조7000억원(16억5000만 달러) 규모로 인수됐다. 벤처창업가로서는 반드시 참조해야할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공동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첸이 최근 방한, 스타트업(초기기업) 분야 종사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벤처창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져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8일 구글코리아 사옥에서 유튜브가 빠른 시간 내 성공적인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매각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시대와 맞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유튜브의 구상과정은 단순했다. “이미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는 자유롭게 공유가 되는데 왜 동영상만 여전히 제한적으로 유통되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디어란 최첨단 과학기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유튜브 역시 동영상 서비스의 공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시대상황과 인프라도 중요하다. 스티브 첸은 “유튜브가 운영되려면 초고속인터넷망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비의 보급, 동영상 파일변환 기술, 데이터 관리 노하우 등이 필요한데 창업 당시 모든 것들이 다 갖춰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최고의 팀워크가 낳은 성과물”
 
유튜브가 구글에 매각됐을 당시 임직원수는 70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그 짧은 시간 안에 1조7000억원의 사업체를 만든 셈이다.
 
유튜브 창업자들은 고연봉 대신 훌륭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고급인재를 채용했다. 스티브 첸은 “인터넷 대기업은 조직원의 상상력을 억압하고 여러 가지 탐험할 기회를 막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밖으로 나가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 유튜브 본사 (사진=위키백과)
 
유튜브 임직원 대다수는 페이팔 출신으로서 실력이 좋았고, 주말에도 밤샘작업을 했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특히 서비스 특성상 저작권 분쟁, 서버관리 및 파일변환 등 기술적 문제, 데이터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 등 여러 난관이 있었는데 탄탄한 팀웍을 바탕으로 모두 극복했다.
 
◇“건전한 투자 생태계가 있어 가능했던 생존”
 
스티브 첸이 드는 마지막 성공요인은 투자다. 동영상은 데이터 크기가 가장 큰 파일형태라는 점에서 이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서버비용이 든다. 반면 수익은 거의 없는 상황.
 
다행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성장 가능성만 증명되면 어렵지 않게 자본조달이 가능해 숨통이 틔었다.
 
1, 2차 투자를 담당했던 곳은 세계 최고 VC라 불리는 세쿼이아캐피탈. 유튜브는 세쿼이아캐피탈이 가진 사업 네트워크에 힘입어 여러 곳에서 인수제안을 받았고, 마지막 구글과 야후를 저울질 한 끝에 구글을 택했다.
 
◇ “너무 빠르게 매각?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
 
이날 간담화에서는 “너무 일찍 매각해 아쉬움이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성장을 모색, 더 큰 사업체로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버렸다는 주장이다.
 
◇ 스티브 첸 (사진=구글코리아)
 
이에 스티브 첸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성장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며 “데이터 관리, 모바일 전문성, 해외사업, 수익화, 조직원 사기관리 등 당면과제들이 버거웠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구글의 기술력과 자본력이 합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유튜브는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동시에 안드로이드 주력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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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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