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첨단 영상 스트리밍용 OTT(Over The Top)기기가 잇따라 시장에 등장하며 기존 스마트TV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OTT 기기들이 제공하는 콘텐츠 공급능력이 스마트TV의 핵심 기능과 일부 중복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OTT가 기존 스마트TV 생태계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긍정론과 OTT의 고도화와 함께 스마트TV 자체의 강점이 빠른 속도로 희석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최근 씨넷(CNE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크롬캐스트'에 맞서 모질라도 파이어폭스 OS를 기반으로 한 소형 영상 스트리밍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컴캐스트와 협력해 크롬캐스트 대항마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스마트TV는 운영체제(OS)와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해 공중파나 케이블 등을 통한 방송시청 외에도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각 종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TV화면을 비롯한 스마트폰과 PC 등 기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어 TV시장의 차세대 트렌드로 꼽혀왔다.
문제는 이러한 기능들이 5만원대의 저렴한 OTT기기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 TV 대비 스마트TV의 가격대가 높은 이유가 해당 기능들의 탑재 여부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OTT 기기가 스마트TV 고유의 존재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스마트TV '무용론'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사안”이라며 “제조사 입장에선 인정하기 쉽지 않겠지만 OTT기기만으로 일반 TV에서 스마트TV의 기능을 고스란히 구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TV는 계륵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의 입장은 또 다르다. 크롬캐스트와 같은 OTT 기기들이 소비자들에게 스마트TV의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TV 생태계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OTT기기 시장은 아직 완전히 개화하지 않은 단계라 스마트TV의 효용성에 대해 논하기엔 그 역할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 TV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TV를 구성하는 요소가 콘텐츠가 전부가 아닌 만큼 단순히 콘텐츠 제공 측면에서 역할이 겹친다고 해서 스마트TV의 효용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오히려 스마트TV의 매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긍정적 시너지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TV판매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스마트TV가 시장 혁신에는 실패했다고 평가되는 이유가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으로 꼽히는 만큼 OTT기기가 오히려 스마트TV 생태계의 핵심인 콘텐츠 확산에 동력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처럼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하며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OTT기기들이 향후 스마트TV에 약이 될 것인지 독이 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왼쪽)와 구글 크롬캐스트(오른쪽)(사진=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