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D램 생산 공정에서 20나노급 비중이 74%를 기록, 미국의 마이크론(39%)을 거의 더블스코어로 눌렀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y나노(20나노 초반대) 공정 비중이 10%를 돌파하며 첨단 기술력을 과시했다.
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m)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나노 앞에 표기되는 숫자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아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것으로 통용한다. 반도체는 지름 30㎝(300㎜)짜리 원판에서 회로 선폭을 얼마나 줄이느냐의 싸움이다. 선폭을 줄일수록 하나의 원판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20나노대 공정 비중이 가장 높고 30나노대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D램 양산에서 20나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로, 삼성전자(72%)보다도 2%포인트 가량 높다.
다만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최신 공정인 20나노 초반대(2ynm) 공정 비중이 10%를 차지하며 기술적 측면에선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3월부터 20나노 미세공정을 적용한 D램을 본격 양산하면서 최신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메모리 시장 1위의 자존심이자 위용이다.
삼성전자는 20나노 중반대를 나타내는 2y 공정 비율이 10%를 돌파하며 차세대 공정 분야를 주도하며 생산성 강화를 꾀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최대한 발휘해 원가절감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반면 마이크론의 경우 1분기 기준으로 30나노대 공정 비중이 58%에 달해 생산성 측면에서는 아직 한국 메모리 기업들과 격차가 있다.
생산성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선 안정적인 미세공정 전환에 힘입어 지난 1년 매 분기마다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만에 다시 1조원을 재돌파하는 등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전 부문에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28%, 21%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2분기부터 PC D램과 모바일 D램에 20나노 중반급 공정이 확대될 경우 마이크론과 비교해 큰 폭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노후화된 이천공장(M10)을 대체하는 신규 팹 건설이 완료될 경우 캐파 측면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중에서 삼성이 가장 먼저 10나노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삼성전자가 내년 3분기부터 10나노 후반대(1x나노) 공정에 진입하며 사상 최초로 10나노 시대를 열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10나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