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한국지엠에 이어 현대차까지 핵심기술이 유출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해당기업은 물론 국내 완성차 업계에 충격이 가해졌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한국지엠(GM)의 자동차 엔진 설계기술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지엠의 엔진 설계기술이 설계 업체인 B사를 통해 유출된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 검찰은 지난 1일 B사 사무실과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설계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기술 유출 과정에서 한국지엠 내부자 연루 및 기술의 해외 유출 여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현대차에 대해서도 일부 엔진 설계기술이 중국 등 해외로 건네진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한국지엠과 같은 엔진 설계기술이 설계 업체인 B사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B사 연구원 심모씨 등 2명이 올 초 현대차 일부 엔진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하고 해당 업체와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특히 B사에 중국 국적의 류모씨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어 현대차와 한국지엠의 엔진기술이 중국 자동차 업체 쪽으로 유출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양측은 현재로서는 검찰 조사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 관계자는 3일 “엔진기술과 관련된 자료를 불법 수집해서 해외에 유출한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유출됐는지 여부는 압수물을 분석하고 확인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B사는 플라즈마 촉매를 이용해 자동차 배기 정화 기술 실용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기업으로,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개발 전문업체이다.
B사는 ‘저공해 LPG 엔진 개조 기술’을 보유했으며, 신재생에너지융합원천기술과 부품소재개발사업 등을 통해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총 4억8300만원 규모의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직원 A씨가 자동차 엔진 안전성 검사장비 관련 기술 특허권이 외부로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현대차는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특허권이 A씨의 친형에게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국지엠 역시 전 연구원 C씨 등 2명이 라세티 차량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뒤 러시아 자동차 업체에 입사해 구속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