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법무부가 유한 법무법인의 설립기준을 크게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법무부와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변호사 구성원 수와 법조경력, 자본금 총액 등 유한법무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기준을 크게 낮추는 방안이 담긴 변호사법 개정안을 올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행 변호사법은 유한법무법인 설립기준을 '7명 이상의 구성원 변호사'가 있어야 하고, 이 중 2명 이상은 합계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자본금도 최하 5억원 이상 출자되어야 한다.
소송사고가 나면 오너인 대표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가 무한책임을 묻는 법원 판결이 최근 잇따르면서 변호사 업계에서는 유한법무법인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유한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들은 함께 무한책임을 지는 것은 같지만 출자금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설립 요건으로 인해 소규모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들이나 갓 법조계에 진출한 청년변호사들에게 유한 법무법인 설립은 '언감생심'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최근 변호사들이 포함된 위원회를 열고 유한법무법인 활성화를 위해 설립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법무부는 변호사 구성원 수는 5명 이상, 법조경력은 5년 이상으로 하는 설립기준이 담긴 개정안을 올해 안으로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변호사 업계는 이와 같은 법무부의 변호사법 개정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중소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중소형 로펌들은 각자 사건을 수임하고 그 이익을 가져가는 개인 변호사들이 연합하는 형태에 가까운데, 한 변호사가 문제를 일으키면 함께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며 "로펌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구성원들이 문제를 일으킬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 로펌들이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유한 법무법인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설립요건이 까다로워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로펌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청년 변호사들도 로펌을 설립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도 "유한법무법인 설립기준이 완화되면 일단 청년 변호사들의 흡수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발생 초기 대부분 무한 법인으로 설립됐던 로펌들이 최근에는 몸집이 커지면서 유한법인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 로펌업계의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