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환율 쇼크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지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제지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성 개선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종이 가격을 결정짓는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출시장에서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수출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신문용지 시장은 창사 이래 최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4일 오후 3시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09.20원을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지업계는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1.1%포인트 하락한다. 펄프 수입이나 연료 구입에 있어서는 원가절감 효과가 있지만 수출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 수익성이 악화된다.
제지업계 관계자 멘트 "지난해 6월 달러당 1163원에 거래됐지만 1000원의 벽이 깨지면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환율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제지업계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신문용지 업체들은 환율 하락으로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문용지업계 1위 전주페이퍼의 경우 65%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전주페이퍼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연간 약 15억원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주페이퍼 관계자는"연간 2억5000만달러어치의 폐지를 수입해 4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어 환율 변동은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리며 "환율로 창사이래 최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제지업체의 경우 몇년 전 키코상품 불신으로 환헤지 상품에도 가입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제지사들은 환헤지 상품에 가입해 환율 하락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했지만 중소업체들은 환율로 인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위기"라며 "아직 기업들이 헤지상품 등 환율 리스크를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떨어지면 수출비중이 큰 기업의 경우 휘청거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