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독일 정부가 미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정보기관 요원을 체포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독일 하원 의원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독일연방정보국(BND) 소속의 31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들에 따르면 독일 국적의 이 남성은 독일 의회 위원회에 대한 내용을 미국측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최정예 요원이 아니라 위원회 정보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는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당초에는 러시아 정보당국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의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소 2년 이상을 두 나라의 정보 기관에 관여하며 218개의 비밀문서를 빼돌렸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측이 정보를 얻어간 것으로 보이는 독일 의회 위원회는 미국의 무차별적 스파이 활동에 대한 조사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9명의 하원 의원으로 구성됐다. 독일 정보기관 관리의 임무도 맡고 있다.
지난해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알려진 미 국가안보국(NSA)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도청 사건에 이어 이중스파이 활동까지 불거지며 두 나라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외국 정보기관의 스파이 행위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독일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이나 미 국무부, 백악관 등은 모두 이와 관련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