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기업 상당수가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 문제로 여성인력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최근 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에서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67.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승진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남녀 간 승진 차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이가 없다’는 기업이 69.3%로 ‘차이가 있다’(30.7%)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남녀 간 승진에 차이가 있다는 일부 기업들은 그 이유로 낮은 공헌도(36.1%), 업무수행능력 부족(24.4%), 리더십 부족(21.8%)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관리자의 편견(6.7%)이나 남성중심적 조직문화(3.4%)를 꼽은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기업들의 여성인력 활용은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직원 채용 시 남녀 간 성비를 집계하자 75대 25로 남성이 크게 앞섰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향후 여성인력 채용규모에 대해서도 84.5%의 기업이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여성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했다. 여성관리자·임원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81.1%의 기업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늘리겠다’는 기업은 17.7%에 그쳤다.
기업들은 여성인력의 강점으로 성실성·책임감(48.9%), 친화력(44.9%), 창의성(28.2%) 등을 주로 꼽았다. 반면 남성에 비해 부족한 능력으로는 외부 네트워크(57.9%), 팀워크(31.6%), 리더십(23.2%) 등을 지적했다.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애로로는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 및 경력단절’(44.6%)’을 첫손에 꼽았고, 이어 ‘야근·출장 등에서 업무상 제약’(29.7%), ‘여성인적자원 개발·관리 노하우 부족’(18.6%) 등을 들었다.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출산·육아 관련 사회적 지원’(54.5%)’, ‘여성 리더십 교육 등 여성 관리자 육성 관련 교육 지원’(35.9%), ‘임신·출산·육아기 경력단절 예방’(17.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기업이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며 "기업은 업무를 정형화·효율화해 장시간 근로를 하지 않도록 업무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부는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등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