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이라는 '중앙亞', 서두르다 큰코 다칠라

입력 : 2014-07-08 오후 5:15:55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와 기업의 눈이 중앙아시아로 쏠리고 있다.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췄고 사회간접자본 개발과 정보통신 기반 구축 등 인프라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현지진출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곳을 '블루오션'이라고까지 부르며 시장확대 방안을 찾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큰 탓에 시장성만 믿고 서두르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정부와 전국경제연합회, 대·중소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대한상공회의소에 모였다. 최근 긴급한 현안도 없는데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후 이곳에 대한 시장진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박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순방에서 따낸 프로젝트는 약 318억달러.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번 수주는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버금간다"며 "중앙아시아는 우리 산업의 블루오션"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지역은 석탄·가스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급격한 경제개발을 추진 중이며, 도로·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과 주택 수요가 활발해 건설업과 발전업 등 기간산업계의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실제로 지난해 말 현대건설 등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21억달러의 석유화학단지 사업을 따냈고 최근 LG상사는 120억달러의 가스화학 플랜트 수주와 제품 판매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 시장에 대한 치밀하고 단계적인 진출방안을 주문했다.
 
우즈베키스탄 등이 공산권에서 독립해 개방경제 정책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관료조직과 사회체제가 권위적·폐쇄적인 데다 자본주의적 법·제도가 미흡하고 국영기업이 주요 산업부문을 점유하고 있는 등 서구 선진국과는 다른 경제체제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사회구조적 환경은 무역장벽과는 다른 걸림돌"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중앙아시아 현지 관료·기업과의 스킨십 기회를 넓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정치적 리스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중동이나 러시아-체첸처럼 지역·종교 갈등을 극심하게 겪는 곳은 아니지만 공산권 붕괴 후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었고 풍부한 지하자원을 놓고 러시아와 제3국이 긴장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무역원 측은 "공산원 붕괴 후 이곳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줄었으나 러시아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고 러시아 역시 이곳에 대한 정보가 축적됐다"며 "혹시 있을 정치적 부담에 대비해 러시아 기업과 합작해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프로젝트가 일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적인 경제성과로 이어지도록 민·관 협력을 더 강화하고 경제 외적인 부분에서도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중국은 '상하이 협력기구'라는 지역안보협력체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경제·정치적 협력을 강화하고 터키는 투르크 혈통을 내세우며 경제·문화 협력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교·산업·문화가 융합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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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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