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네이버를 대표하는 콘텐츠 사업인 ‘웹툰’과 점차 영향력을 확대 하고 있는 ‘전자책’ 사업에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웹툰에서는 아마추어 작가에게 '무임금 희망 노동'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전자책 시장에서는 중소 콘텐츠사업자들과 결제수수료를 두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PC온라인·모바일) 한 달 순방문자수(UV)는 1600만명 수준으로, 2위 사업자인 다음 웹툰서비스 월간 순방문자수 추정치인 400~500만명보다 3배 이상 높은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자리잡고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웹툰 작가 데뷔가 모든 만화가 지망생의 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며 “네이버 웹툰은 이미 국내 만화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의 플레이스토어 웹툰 앱 일간 방문자수 비교(자료=앱랭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네이버와 웹툰 매니지먼트 사업을 공동 진행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연구보고서를 내고, 포털의 웹툰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점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진흥원이 발표한 ‘웹툰산업의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는 포털의 웹툰 사업이 ▲웹툰 원고료 하향 평준화 ▲‘무임금 희망 노동’ 유도 ▲무료 콘텐츠 제공으로 만화시장 경쟁 와해·콘텐츠 독점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웹툰작가 인큐베이팅 시스템에서는 사용자반응(조회수, 추천, 덧글)에 따라 정식 연재 작품이 선정돼 유사 장르 웹툰만 범람하고 있고, 이에 따라 창작자들의 정식 작가 승격도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웹툰작가 인큐베이팅 코너인 ‘도전만화가’의 활동작가는 약 14만명이며, 이중 정식연재의 높은 벽을 통과한 작가는 지난 6월 말 기준 175명이다.
◇한콘진은 포털 웹툰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다양한 부정론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포털 무료 웹툰이 만화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갈수록 정통 만화가 설 자리를 잃어 가는 점도 지적된다.
지난해 허영만 화백이 카카오페이지 유료만화로 ‘식객2’를 연재했으나, 결국 흥행에 실패하며 휴재에 들어갔다. 작품성이 높은 만화도 무료 웹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털 이용자 71%가 포털사이트 웹툰은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유료웹툰 이용 의향도 15%에 불과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툰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 같다”며 “지난 10년 간 네이버는 다수의 아마추어 작가를 발굴·육성해왔으며, 최근 라인웹툰을 통해 한국 웹툰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등 만화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웹툰에 이어 최근 정통적인 출판사업자를 모바일 전자책 시장에서 압도하며, 네이버의 대표적인 콘텐츠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북스’도 사업자간 수수료를 차등 부과해 논란을 낳고 있다.
◇모바일시장에서 네이버북스는 전통적인 출판사업자들을 압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사진=앱랭커)
출판업계와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북스는 입점한 업체와의 계약형태에 따라 결제수수료를 다르게 부담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전자책 사업자들은 대부분 결제수수료를 포함해 7(콘텐츠사업자)대 3(플랫폼사)의 수익배분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입점 계약 시 일부 사업자들에게만 ‘결제수수료’를 부담시켜, 65.1%(콘텐츠사업자) 대 34.9%(네이버)의 수익 배분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해 연말 다른 전자책 사업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익배분을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취재결과 다수의 전자책 사업자들이 아직까지도 4.9%의 추가 결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을 낳고 있다.
사업자간 계약 형태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부과할 수는 있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 수수료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이 업계에 관례로 굳어진 상황이다.
네이버의 다른 콘텐츠 마켓인 네이버 앱스토어나 네이버 밴드게임도 입점 사업자의 수수료는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네이버북스의 이같은 계약진행은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전자책 사업자는 “올 초 네이버와 재계약 시 결제수수료 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고,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재계약했다”며 “모든 사업자가 결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와 같이 초기 전자책 시장을 함께 키워온 파트너들에게만 결제수수료를 부과했다고 하니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북스 사업 초기에는 다양한 계약형태가 있었기 때문에 입점 회사들마다 결제수수료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자책 사업자들과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일부 사업자들과는 예전 방식(7% 추가 결제 수수료 부담)으로 자동 재계약된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내용을 뒤늦게 확인했으며, 사업자만 동의해 준다면 개선된 방식으로 연내에 모두 재계약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