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god의 교훈..“결국 팀이 답이다”

입력 : 2014-07-11 오후 4:23:47
◇오랜만의 새 앨범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그룹 god. (사진=싸이더스HQ)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그룹 god의 컴백은 올해 가요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발매한 7집 앨범 '하늘 속으로' 이후 약 9년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god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5월 발표한 신곡 ‘미운오리새끼’가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고, 지난 8일 발매된 8집 앨범의 다른 수록곡들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god가 내놓은 새 노래들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god의 재결합이 팬들에게만 특별한 일은 아니다. 데뷔 15주년을 맞은 god의 재결합은 현재 가요계에서 한창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후배 아이돌들에게도 특별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개인 활동 뒤 홀로서기 욕심..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제 막 가요계에 발을 디딘 아이돌 가수들에게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어보면 하나 같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팀이 되고 싶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끈끈한 팀워크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데뷔 후 불과 몇 년만에 이런저런 이유로 해체의 길을 걷게 되는 그룹들이 적지 않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나 조건, 소속사의 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아이돌 그룹이 해체되지만, 팀원들간의 불화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며 “팀원들 개개인의 이해 관계나 생각이 달라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돌들은 팀 활동과 함께 다양한 개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개인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뒤엔 "나 혼자 해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홀로서기에 대한 욕심을 내는 케이스가 종종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팀을 탈퇴한 뒤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개인의 이익 때문에 팀 해체를 결정한 뒤,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져 대중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진 아이돌 그룹들이 적지 않다.
 
◇아이돌 그룹의 롱런? 팀이 답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이 롱런하기 위한 정답은 결국 팀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개인 활동을 하더라도 팀을 유지하면서 하면 된다. 그룹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경우 홀로서기를 했을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god나 신화 같은 팀이 오랫동안 팀을 유지하고,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어쨌든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의 입장에선 팀의 타이틀을 걸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엔 큰 차이가 난다. 개인 활동을 통해 높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 역시 "어느 팀의 누구"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데뷔를 한 경우, 그 그룹의 이미지가 멤버 개개인에게 남아 있기 때문에 개인 활동만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관계자는 "그런 이유 때문에 팀원들 사이에 불화가 있더라도 서로의 연예계 활동을 위해 다시 뭉치는 경우도 있다. 혼자서 하는 연예계 활동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팀원들간 양보와 배려 필수..구심점도 필요해
 
god의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멤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한 개인 활동을 펼치고 있었던데다가 소속사도 서로 달랐다.
 
특히 윤계상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했다. 윤계상은 god 활동을 그만둔 이후 연기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을 맡을 정도의 위치에까지 올라섰고, 연기력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연기자로서 어렵게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다시 가수로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윤계상은 결단을 내렸다. 윤계상의 god 합류는 개인의 이해 관계를 내려두고, 양보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시한 결과였다. 윤계상은 god의 콘서트를 앞두고 빡빡한 연습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끈끈한 팀워크를 유지하기 위해선 팀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돼줄 멤버도 필요하다. god의 재결합 과정에선 막내 김태우가 이 역할을 했다. 솔로 가수로서 가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김태우는 윤계상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해 god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등 팀의 재결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god의 컴백과 음원 차트에서의 인기몰이는 이런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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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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