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시가 공공기숙사에 입주하는 장애인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주거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장애인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용면적으로만 부과한 임대료 책정방식의 오류를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시에 따르면 연남, 공릉1·2, 갈현 공공기숙사 합동점검 결과, 기숙사별로 배정된 장애인실 임대료를 일반실과 동일하게 부과하기로 했다.
공공기숙사는 시의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원칙에 따라 시유지에 지어진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으로, 현재 마포구 연남동, 노원구 공릉동, 은평구 갈현동 일대에서 운영 중이다.
장애인실을 포함한 1~2인 1실로 구성됐으며, 세탁실과 취사공간, 게스트하우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는 공공기숙사는 시세의 20% 수준인 저렴한 임대조건으로 공급돼 주거난에 시달리는 저소득 대학생들의 고충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관리인력 부재로 공용공간에 대한 관리가 미흡한 것은 물론, 하자와 위생 등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싸지만 불편한 집'이라는 인식이 강해 공실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게다가 장애인에게 배정된 호실은 일반실에 비해 임대료가 두 배 이상 높게 책정돼 주거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입주를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공공기숙사 장애인실에 입주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시 공공기숙사 일반실-장애인실 임대료 현황 (자료=SH공사)
시는 또 공실이 발생하는 기숙사에 일반 직장인을 입주시켜 관리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갈현기숙사에서 운영 중인 이 방식은 19~38세 미만 직장인 입주자에게 기숙사 관리인의 업무를 위임하는 대신 임대료를 20% 인하해주는 것으로, 오는 8월부터는 임대료 인하폭도 50%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각 기숙사별 하자 보수와 미비한 시설물을 보완하는 등 공공기숙사 운영의 내실화를 기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인실이다보니 휠체어 등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일반실보다는 면적이 크게 나왔고, SH공사에서 이 면적에 따라 임대료를 산정한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장애인이 임대료를 최고 두 배 이상 더 부담해야 한다는 모순이 있어 이를 일반실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하고 공사에 통보했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거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도에서지 별도의 민원이나 공실해소를 목적으로 개선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