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2018년도 대입 수능부터 '소프트웨어(정보)' 교과목이 수능 과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교과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부 등 범정부부처가 국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이 22일 발표됐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전략들 가운데 학계는 물론 교육계, 학생과 학부모들이 주목한 전략이 있다. 소프트웨어를 정규교과로 생성해 초등학교 때부터 친근한 학문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미래부는 소프트웨어(정보과학)란 창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해야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가급적 어렸을 때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즐겁게 배우고 쉽게 배우기 위해 학교에서는 체계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교육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소프트웨어는 논리력,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교육하는 게 필요하다"며 "어렸을 때부터 필수교과로 이수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교과부에 이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교과부의 고민은 조금 다르다. 소프트웨어를 정규교과로 채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소프트웨어 교과목이 수능과목으로 채택된다면 또 다른 과외 시장을 양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교과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 관련 각 부처 담당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전략들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를 초등학교에서 필수로 이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교육 시간이나 교사 배치 등의 문제는 해결됐는가.
▲(박제윤 교육부 창의인재정책관)개정하는 과정에 있다. 우선은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소양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필수로 가르치겠다는 방침이다. 더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심화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영재교육도 할 것이다. 교과목 시수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고등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심화선택에서 일반선택으로 전환한다면, 정보 과목을 모든 교등학생이 다 듣게 하겠다는 계획인가?
▲(박제윤)고등학교 정보 과목은 심화과목과 일반과목이 모두 있다. 둘다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다. 앞으로 일반선택으로 정보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이 이 과목을 더 깊이 배우길 원할 경우 심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심화선택 과목으로 두면 학생들의 선택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반선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언제부터 적용되나.
▲(박제윤)통합형 교육과정은 내년에 고시할 예정이다. 구체적 시행은 2017년 초등학교부터 시행한다. 당장 내년은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 지침을 마련하는 시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개정안 시행이 늦어지지만 내년부터 교육을 바로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시행 지침을 만들 것이다.
-향후 대입에도 반영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
▲(박제윤)통합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대입 수능과 연계해서 종합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 맞다. 올 9월 통합형 교육과정을 발표한 이후에 정보 과목을 대입수능과 연계할 것인지 여부도 발표하겠다.
개정되는 통합형 교육과정은 2017년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현재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정보 과목은 있다. 학생들이 흥미와 적성을 가지고 좀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도록 좋은 교재를 올 하반기에 개발할 계획이다.
-오늘 발표한 전략을 보면 고질적인 환경개선에 대한 얘기가 담겨 있었는데 그 배경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서석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보면 여전히 값을 제대로 못 받고 있고, 때문에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월급을 못주고,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는 등 악순환의 덫에 빠져있다. 정부는 ▲하도급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주거나 ▲제값주기 운동 ▲단가 후려치기 근절 등을 통해 제대로 된 급여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살아야 학생들이 그쪽으로 갈텐데 여전히 유지보수 대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서석진)현재 공공부문에 대한 유지보수 비율은 기획재정부 예산에 반영된 상태다. 단기간에 유지보수율을 올리다 보니 정부 재정에는 한계가 있었다. 내년까지 유지보수율을 15%로 올릴 것이다. 이게 2~3회 돌게 되면 그 자체가 정상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수출에 대한 얘기는 빠져있다. 내수는 이미 시장이 작은데 해외진출 방안은?
▲미래부에서 3가지 유형의 시장창출 유형을 제시했다. 특히 창의도전적 아이디어를 소프트웨어와 결합시켜서 창업초기부터 실리콘밸리 생태계를 연결시켜주는 그런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우리는 이번 계획에서 수출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수출은 산업 자체만을 다루는 문제에서는 언급될 수 있지만 우리가 오늘 발표하는 내용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소프트웨어를 많이 팔고 정부의 정보화예산이 많이 지원되는 것이 산업을 보는 입장에서는 중요한 이슈가 되겠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타 산업에서 만들어지는 가치 창출에 대한 잠재력이 매우 크다. 목표를 얼마로 설정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