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정부의 '모순'된 정책으로 최근 고정금리로 갈아탄 소비자들이
손해를 입게 생겼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확대 정책으로 가계 신규대출 고정금리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스토마토)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신규고객 고정금리 비율은 지난 1월 14.5%에서 6월 42.3%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계대출중 잔액기준 고정금리 비중도 25.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구조의 개선을 위해 은행에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소비자에게는 시장금리 상승위험에 대비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종용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위해 금리인하를 압박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져 고정금리로 갈아탄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올초 테이퍼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위험에 대비해 고정금리대출 비중 확대를 촉진하면서 소비자와 시장에 이를 권고해왔다.
실제로 정부는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을 2017년까지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소비자에게는 세제혜택 확대를, 금융사에는 목표달성을 채근해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은행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을 압박하고 있어 정부의 말만 믿고 고정금리로 갈아탄 소비자들은 금리가 인하될 경우 앉아서 이자를 더 물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한은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어 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29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4명의 금통위원들이 경기하방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1명은 금리인하를 주장한 만큼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은 현실적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준고정금리 대출상품을 포함한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손해를 보게된다.
고정금리대출은 변동금리대출에 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금리인상 시기에는 고정금리대출이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가 인하되면 고정대출자들은 변동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자부담감이 증가한다.
최근 고정금리대출을 받은 A씨는 "세제 혜택과 함께 우대 혜택을 주겠다고 해서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금리인하 분위기 때문에 손해볼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리인하 의지를 내비친 만큼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 고정금리로 갈아탄 소비자들은 손해"라며 "8월부터 DTI와 LTV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규 가입자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금리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