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자전거 업계가 비슷한 자전거 외형에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고심 중이다. 프레임·림 모양을 변형시킨 제품이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등 나름의 대안을 찾고 있다.
자전거는 두 바퀴에 프레임으로 구성된 제품 특성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유통 구조 때문에 제품이 비슷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세계 대부분 자전거가 생산되고 있다"며 "대개 한 공장에서는 여러 브랜드가 생산되고 있어 브랜드만 다를 뿐, 비슷한 소재와 비슷한 공정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자전거 제품 특성상 형태 변경이 한정돼 있고, 부품 공급업체 또한 제한돼 전체적으로 외형이 유사한 점, 동일한 업체로부터 유사한 부품을 공급받았다는 점만으로는 모방행위로 결론 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처럼 자전거는 변형의 한계가 있지만, 업계는 차별화를 두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림의 변형이 대표적이다. 기존 선수용에 쓰던 바퀴 부분의 림 높이를 50~60mm로 높인 '하이림' 제품이 기능과 패션을 겸비해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대거 도입됐다.
하이림은 스포크(림과 휠을 연결하는 살)가 짧아지고 지지력이 더 단단해져서 바퀴가 굴러갈 때 힘의 전달력이 좋아지고, 주행속도가 높아질수록 커지는 공기의 저항을 줄여 빠른 스피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모멘텀'과 알톤스포츠의 '로드마스터 8시리즈'가 하이림 자전거의 대표주자다. 모멘텀의 경우 프레임 면적은 넓지만, 얇게 하는 형태로 프레임의 변화도 가져온 제품이다.
◇삼천리자전거의 '모멘텀'과 알토스포츠의 '로드마스터 8'. (사진=각 사)
업계는 프레임이, 휠, 타이어 등 특정한 한 부분에만 포인트 컬러를 입혀 특성을 살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각각 월트디즈니와 베네통과 협업을 통해 여성용, 아동용 제품을 선보였고,
에이모션(031860)은 디자이너 고태용과의 협업으로 패션 자전거를 내놨다.
에이모션 관계자는 "자전거 산업 특성상 차별화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어 '감성'을 자전거에 도입하게 됐다"며 "단순히 캐릭터와 협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진디자이너의 작품을 자전거에 입혀 새로움을 선사하는 등 '감성자전거'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모션의 고태용 자전거. (사진=에이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