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검찰이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주에 사용된 고급 외제 승용차와 도피자금 7000만원을 확보했다.
31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유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가 유 회장을 태우고 순천으로 도피할 때 사용한 검은색 벤틀리 차량을 압수했다.
양씨는 지난 5월 3일 자신의 처제의 집에서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이동할 때 이 차량을 운전했다.
검찰은 양씨가 유 회장 등을 순천 별장에 내려주고 경기도 안성으로 돌아와 5월 4일 해당 차량을 지인 A씨에게 맡겨놨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씨는 평소 유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명의로 된 이 차량을 관리해왔다.
양씨는 유 회장의 운전기사 역할 뿐 아니라 은신처를 마련하고 수사 동향을 전달하는 등 유 회장의 도피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씨가 유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도피자금 70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을 확보했다.
이 통장도 벤틀리와 마찬가지로 A씨가 가지고 있었으며, A씨 역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로 알려졌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회장으로 부터 도피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관계자는 "자신이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돈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6월 27일 순천 별장을 재수색하다 유 회장이 숨어있던 2층 비밀 벽장에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 달러가 든 여행용 가방 2개를 발견했다.
검찰은 돈 가방에는 숫자 '4'와 '5'가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1~3번 돈가방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나머지 수억원의 돈의 행방을 쫒고 있다.
검찰은 사흘째 양씨를 상대로 순천에서 안성으로 도주한 5월 25일 이후 금수원에 계속 머물렀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영장 만료시한을 앞두고 전날 양씨를 일단 풀어줬지만 여전히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검찰관계자는 "양씨는 다른 범인도피 조력자들에 비해 범행 가담 정도가 크고 자수하는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양씨가 자수하기 전까지 금수원으로 숨는 데 도와준 제3의 조력자가 있다면 수사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대균씨는 여전히 "청해진해운 등에서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정당한 대가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