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생산업체들, '아이티'·'미얀마'로 몰려가는 까닭

미얀마, 노동력 수준 대비 인건비 가장 '저렴'
포스트 동남아로 아이티 '주목'..유럽수출 무관세 혜택

입력 : 2014-08-06 오후 3:33:26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의류 생산 업체들이 새로운 생산기지 발굴 작업에 분주하다. 국내 기업들이 주로 몰려 있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마진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지역 노동계에서 최저 임금 인상안을 강력 요구하면서 대부분 지역의 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 수 이상 증가한 상태다. 업계가 '탈동남아'를 외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중남미 지역의 아이티가 포스트 동남아로 업체들이 주목하는 지역 일순위로 꼽히고 있다. 동남아지역 중에서도 임금인상 러시가 없는 미얀마 역시 업체들의 주목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들 지역으로 현지 조사 인력을 파견하거나 이미 소규모지만 생산가동에 들어가는 등 업체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한세실업(105630)은 몇 년 간에 걸친 현장조사를 마치고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다. 전체 인력은 2000여명 정도로 아직까지 전체 생산물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설비확장 여부를 저울질 하겠다는 방침이다.
 
태평양물산(007980)도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생산공장의 일부 라인을 증설하고 패딩제조시설의 확장이전 등을 통해 물량생산을 늘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상표권 인수를 통한 의류브랜드 사업 등 소재에서 의류제조, 현지유통시장 진출까지 활동 범위도 확대하고 있는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미얀마는 몇 년 전 까지만해도 불모지로 인식되던 낙후지역이었지만 최근 1~2년새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노동력 수준 대비 인건비가 저렴하고 비교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많은 업체들이 미얀마를 주요 생산거점으로 키워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업체들의 주목도가 높은 아이티의 경우, 미국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유럽수출에 있어서도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영원무역(111770)의 핵심 생산거점인 방글라데시는 지난 2011년 유럽으로 수출되는 모든 의류에 대해 관세 면제혜택을 부여 받은 이후 유럽 바이어로부터 수주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 유럽향 매출이 이전보다 무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GSP(일반특혜관세제도)에 따라 아이티는 중남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최빈국으로 선정되면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된 것. 때문에 유럽수출에 유리해지면서 많은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이미 국내 OEM 매출 1위 업체인 세아상역은 지난 2012년 말 아이티 산업단지에 입주해 공장가동을 시작했다.
 
한세실업 역시 아이티 진출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주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 외에 생산기지를 넓혀가야 하는 입장인데다 유럽 바이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아이티를 눈여겨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이티가 의류 주력 생산국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요 생산기지가 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프라 등 제반사항이 아직까지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티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공장을 가동시키기에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생산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지 인력에 대한 충분한 교육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도 주요 생산거점으로 자리잡기까지 평균 10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을 감안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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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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