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민선5기 최연소 구청장, 민선6기 선거에서 승리해 4년 임기를 새로 시작한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의 인생을 관통하는 화두는 '사회개혁'이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생이던 형의 영향을 받아 김지하의 시를 읽고 진보성향 월간지 <말>도 챙겨봤다고 한다. 1988년 고향 강원도를 떠나 서울의 대학에 진학했을 때는 이미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굳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이 되자 어려운 집안 형편과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당시는 '운동을 한다'는 게 인생을 '결단'하는 문제였다. 그런 고민의 와중에 전남 담양으로 농촌활동을 가서 농촌의 구조적 모순과 농민들의 피폐한 삶을 접하면서 결심을 하게됐다. 

 

그는 성균관대 88학번으로 부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이른바 486 운동권세대의 후배그룹에 속한다. 익히 알려진대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로 '한총련'의 전신)의 주역들은 대부분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화려하게 중앙 정치무대에 등장했다.  

그 역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정치'라고 생각했지만, 지역에서, 바닥부터 시작했다. 1995년 경남 창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보로 분류되는 한 정치인의 공천경선을 도왔지만 낙선했다. 그뒤 10개월 동안 창원에서 지구당 일을 하면서 지역정치와 노동문제를 경험했다.

 

그렇게 지방에 머물던 중 1996년 대학 은사인 장을병 전 성균관대 총장의 부름을 받았고, 장 전 총장이 민주당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비서관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김 구청장이 은평과 인연을 맺은 건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만나면서부터다. 비례대표이던 이 의원의 입법보좌관을 지내던 중, 이 의원이 2004년 17대 때 은평지역에 출마하면서부터 이 지역의 바닥을 누비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그는 한국 정치사의 거두인 고 장을병 총장과 한국여성운동계의 대모인 이 의원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장 전 총장에게서는 정치는 무엇이고, 정치인은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거대담론과 시대정신을 배웠고, 이 의원에게서는 정책과 입법 등 '디테일'을 배웠다. 특히 지역에서 당 조직을 관리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발로 뛴 경험이 구정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이미 정치 초년병 시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쪽과 인연을 맺었던 그는 참여정부 출범 때 대통령비서실에서 함께 일할 기회도 있었다고 한다. 국정의 컨트롤 타워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오히려 지역에서 '노무현 정신'을 확산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중앙정치 무대 보다 지역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지난 2010년 민선5기 은평구청장으로 선출됐다. 그때 나이가 41살이다. 재선에 성공해 새로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올해 나이도 45살로 전국 기초단체장들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그는 이제 거대담론의 시대가 지나고, 디테일한 '삶의 정치', '생활 정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486세대' 정치인들이 중앙정치의 관점으로 '민생'을 바라보는 것도 잘못이라고 본다.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국민의 관점으로 정치적 과제를 뽑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국회의원이든 지방정부의 수장이든, 시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개혁가'의 길을 계속 가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