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간의 경기에서 9회 선두타자로 나선 조인성이 솔로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와 이종범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청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전날 14-1로 크게 패했음에도, 청주 하늘에 비가 내렸음에도, 이날 청주구장의 관중들은 평소와 달리 자리를 일찍 비우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것인지 한화는 청주에서 했던 이전의 경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승부는 연장 11회말에야 마무리됐고 홈팀 한화는 올해 청주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화 이글스는 6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상대 경기에서 9회말 포수 조인성의 동점 솔로포와 연장 11회말 정근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에 4-2로 이겼다. 4시간30분을 넘긴 '혈전'을 펼친 끝에 얻어낸 귀중한 승리다.
선취점은 삼성이 기록했다. 3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오른 9번 김상수가 앤드류 엘버스의 3구째 몸쪽 낮은 시속 125㎞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좌익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규모의 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은 곧바로 추가점을 뽑았다. 나바로의 중전안타와 박해민의 희생번트에 박한이의 우전안타를 곁들이며 점수를 한 점 더했다. 하지만 삼성의 득점은 3회를 끝으로 멈췄다.
전날 경기를 14-1로 대패한 홈팀 한화는 이날은 선두 삼성에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았다. 점수을 먼저 주긴 했지만 잇따라기회를 잡으며 추격을 노렸다. 확실하게 달라졌다.
이날 선발로 한화 마운드를 책임진 앨버스는 6회까지 106구를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했고,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엔 타자 3명을 상대로 땅볼을 유도해 모조리 잡았고, 마지막 투구 이닝인 6회엔 채태인과 조동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승엽을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도 다르지 않았다. 비록 점수를 내진 못했지만 3회엔 2사 1, 3루, 4회엔 1사 2, 3루, 5회엔 2사 3루의 득점 찬스를 잡았다.
결국 한화는 추격에 성공했다. 6회말 4번 김태균은 상대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풀타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6구째 바깥 방향 공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15m 규모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시즌 12호 홈런인 이 홈런을 통해 김태균은 개인통산 900타점을 돌파했다. 한국 프로야구 33년의 역사에서 오직 16명의 선수만 이뤄낸 대기록이다.
◇6일 오후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간의 경기에서 6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균이 솔로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와 이종범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김태균은 이미 4회 좋은 기록을 낸 바 있어 기쁨이 배가됐다. 볼넷으로 출루하며 지난 5월14일 대구 삼성전부터 시작된 5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은 것이다. 이는 2012~2013년 기록한 자신의 52경기 연속 최다 연속 출루와 타이 기록이다.
한화가 한 점차로 따라오자 삼성의 벤치는 바빠졌다. 특히 8회 들어 마운드를 심창민에서 차우찬으로, 차우찬에서 임창용으로 연이어서 바꾸면서 리드 상황을 지키고자 했다. 차우찬을 임창용으로 바꿀 때는 이지영이던 포수 또한 이흥련으로 교체했다. 결국 한화는 8회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은 이날 청주의 팬들에게 의미있는 경기를 펼쳤다. 노력의 결실은 경기가 2-1로 끝날 것 같던 9회말 마침내 나왔다.
삼성이 2사 1, 3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9회초를 지나 한화는 마지막 공격 기회인 9회말 마침내 동점에 성공했다. 대수비로 9회초 나온 조인성이 9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투수 임창용의 3구를 받아치며 비거리 115m 규모의 홈런을 날린 것이다.
◇6일 오후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간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2사 상황에 타자 정근우가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홈런을 치자 한화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10회초와 10회말은 물론 11회초에도 아무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11회말, 정근우는 마침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근우가 타석에 나오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경기는 11회말을 마치고 12회로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한화는 심판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1사에 조인성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후속 이창열의 희생번트에 1루주자 조인성과 타자 이창열이 모두 아웃 선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 끝에 결국 판정은 번복됐고 타석에는 정근우가 올라섰다.
11회말 2사 1루 상황에 타석에 오른 정근우는 상대 6번째 투수인 권혁의 3구를 중견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규모의 홈런으로 연결했다. 4시간30분에 달하는 기나긴 이날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