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지난해 이른바 '사법연수생 불륜 사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의 자살이 남편의 불륜 탓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오영준 부장)는 남편 신모(32)씨의 외도 이후 자살한 최모씨의 유족 이모(55·여)씨 등 2명이 신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고인은 남편의 외도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망 무렵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면서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것과 고인의 자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고인도 신씨와 혼인한 후 남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져왔고, 남편의 외도로 부인이 정신적 고통을 받아 자살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최씨가 생전에 받은 정신적 고통은 인정하고 신씨가 3000만원을, 불륜녀가 500만원을 유족에게 위자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씨와 법률상 부부인 신씨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2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뒤 동기생 이모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탄로나며 신씨 부부는 파경을 맞는 듯했으나 둘은 화해하고 이전에 못 치른 결혼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씨의 외도 기간 동안 최씨가 맞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둘은 지난해 6월 합의이혼했다. 최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자살했다. 신씨는 금전지급을 약속하며 최씨 유족과 합의했다.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자 사법연수원은 지난해 12월 신씨를 파면하고, 이씨에게 정직 3월의 징계를 내렸다. 파면된 신씨는 합의서 내용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신씨와 이씨의 불륜으로 최씨가 자살한 데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