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4대강 담합에 대한 과징금 처분에 이어 관급공사 입찰 제한까지 당한 대형 건설사들이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이들 건설사들은 향후 4∼24개월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이 발주하는 공사에도 입찰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현행 한국가계약법에 따라 담합을 하다 적발 될 경우 징계 기간에는 어떠한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번 관급공사 입찰 제한으로 건설사들은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급공사의 경우 건설사 매출의 약 20~70%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자치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건설사들은 벌서부터 피해를 예상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내년 1월 25일부터 10월 24일까지 9개월 동안 국내 관급공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 받는다. 시장이 예상하는 손실금액은 약 1조15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달 29일부터 오는 내년 12월 29일까지 관급공사 입찰이 중지된다. 예상 손실금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동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역시 24개월간 관급공사 입찰 제한 처분을 받게 되면서 각각 1조4700억원과 1조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현장.
입찰 제한을 받은 건설사 13개사 중 11개사는 지난 4월 아라뱃길 입찰 담합에 따른 과징금 991억원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부산지하철1호선 연장으로 122억3900만원(6개사), 대구도시철도3호선 401억9700만원(12개사), 인천도시철도2호선 1322억8500만원(21개사), 호남고속철도 4354억7000만원(28개사) 등의 과징금을 무더기로 부과 받았다.
건설사들은 담합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도 지나친 처벌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책사업마다 공구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도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관급공사의 경우 알려진 것보다 수익성이 낮은데다, 마치 엄청난 이익을 부당하게 챙기고 있다는 시각에 억울하다"면서"건설경기도 어려운데 담합 과징금에 관급공사 입찰 제한까지 힘겨울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자칫 해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노르웨이 오슬로터널 건설공사 발주처는 입찰에 참여한 국내 건설사들에게 4대강 입찰 담합 해명 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건설사 담합이 자칫 국가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건설사들은 가혹함을 주장하며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제재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 큰 타격을 받게 된 업체가 적지 않은 만큼 합리적인 수준에서 처벌 수위가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