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유럽파, '분데스리가' 시대 활짝

입력 : 2014-08-25 오후 3:30:0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1980년대 분데스리가를 수놓은 '차붐(차범근)'의 추억 이후 축구 팬들의 시선이 다시 독일로 향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박지성과 이영표로 대표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들이 있었다면 최근엔 그 무게 중심이 분데스리가로 옮겨간 모습이다.
 
◇레버쿠젠의 손흥민. (사진=스카이스포츠)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에는 손흥민(23·레버쿠젠), 구자철(26), 박주호(28·이상 마인츠),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24·도르트문트), 김진수(23·호펜하임) 등 6명의 한국 선수들이 활약한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과 비교했을 때 4명 더 많은 숫자다. 이청용(볼튼)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속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을 포함해도 독일파가 더 많다.
 
2010년에 손흥민이 함부르크로 진출한 이후 분데스리가에는 잇따라 한국 선수들의 진출이 이어졌다.
 
게다가 독일이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세계 축구계에서 분데스리가에 대한 평가는 한층 높아진 상태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라운드(16강전) 알레마니아 발트알게스하임전과 20일 덴마크 코펜하겐과의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다. 지난 24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는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후반 31분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올 시즌 골 행진을 기대케 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변신한 구자철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24일 SC파더보른과 개막전에서 90분 내내 뛰며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팀의 2-2 동점골을 넣었다. 개막전 승부처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는 점 자체가 카스퍼 휼만드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증거다.
 
박주호 또한 이 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풀백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는 등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데스리가 선수 중 손흥민과 함께 출장 시간을 가장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선수로 분류된다.
 
◇마인츠의 박주호. (사진=스카이스포츠)
 
지난해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홍정호는 브라질월드컵 발목 부상 이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현재 팀 훈련은 소화하고 있지만 확실히 회복한 이후 경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팀 내 3번째 수비수로 꼽히는 홍정호는 올 시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있다.
 
분데스리가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지동원은 가시밭길이 놓여있다. 그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4주 뒤에나 복귀할 전망이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감독이 위르겐 클롭이란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클롭 감독은 아시아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다른 감독으로 꼽힌다. 그는 마인츠 감독 시절이던 2006년에 차두리(FC서울)를 데려가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시켰다. 2008년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이영표를 영입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23일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는 합격점을 받았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그는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볐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폭넓은 움직임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전반 35분 수비 뒤 공간을 노린 침투 패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료 피르미노에게 연결한 김진수의 패스는 팀의 2번째 골을 만드는데 시작점이 됐다. '제2의 이영표'라는 불리는 그는 이영표의 유럽 무대 데뷔인 26살보다 3살이나 어려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다.
 
분데스리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와 함께 '세계 4대 리그'로 불려 왔다. 한때는 이들 중 4번째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프리미어리그 못지않게 짜임새가 있으며 적어도 세리에A 보다는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탄탄한 리그로 분류되는 분데스리가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세계 축구의 중심에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펜하임의 김진수. (사진=스카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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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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