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 HTC가 내달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 2014'에서 안드로이드 진영 최초로 64비트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5433' 발표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HTC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615를 탑재한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TC는 중국 웨이보 계정을 통해 오는 9월4일 세계 최초의 옥타코어(8코어)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디자이어 820'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기간과 맞물린다.
퀄컴 또한 웨이보 계정을 통해 스냅드래곤 615 시스템온칩(SoC)이 탑재된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는 내용을 남겼다. 정황상 이는 HTC가 IFA에서 선보일 디자이어 820일 것으로 관측된다. 스냅드래곤 615는 코어텍스 A53 CPU를 기반으로 아드레노 405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HTC의 신제품 공개행사 초대장.(사진=각사)
지난해 IFA에서 확인된 스마트폰 트렌드가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PC) 등 대화면이었다면 이번에는 '두뇌 대결'이 펼쳐지는 셈이다. 구글은 이미 64비트를 지원하는 새로운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L'의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배포한 상황. 기존 안드로이드 킷캣이 하이엔드부터 로엔드까지의 호환성을 강조했다면 L의 경우 고사양에 초점을 맞춘다.
애플이 지난해 업계 최초의 64비트 스마트폰 아이폰5S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제조사들이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 모바일 생태계에 64비트 시스템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폰5S는 대성공을 거두며 경쟁자들의 64비트 진입을 부추겼다.
다만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킷캣 OS가 64비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64비트 프로세서 도입으로 인한 성능 향상은 운영체제를 비롯한 메모리, 앱 생태계 등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구글은 64비트 지원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L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공식적인 서비스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와 HTC가 이번 IFA에서 안드로이드 진영 최초로 64비트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경쟁 휴대폰 기업들과 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들의 보폭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스냅드래곤 600 시리즈를 고객사에 납품할 것으로 관측되고, 엔비디아 역시 안드로이드용 64비트 프로세서 '테그라 K1 덴버'의 양산 시기를 앞당길 전망이다.
국내 대형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메모리 지원의 폭이 넓지 않아서 64비트 시스템 활용에 다소 제약이 있었다면 삼성전자의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메모리 자원이 더 많은 만큼 멀티태스킹이 뛰어난 안드로이드 특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PC의 경우 64비트 시스템이 자리를 잡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스마트폰은 내년에 64비트 시스템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