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기아차와 코오롱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신수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성공하면서 BW가 기업의 새로운 조금조달 청구로 부상하고 있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회사채 발행이 신용등급 A급 이상의 우량등급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BBB급까지도 BW 발행에 성공하고 있어 기업의 자금경색을 풀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BBB+급 이하인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코스닥 기업을 제외하고는 동양메이저와 동부메탈, 동부건설, 그리고 27일 한화건설이 전부였다.
◇ BW, 줄줄이 발행 성공
지난 25~26일 이틀간 1000억원의 BW 발행을 위해 실시했던 아시아나항공의 BW 청약경쟁률은 1.58대 1이었다. 1000억원 발행에 1580억원 가량이 몰린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30일 발행하게 되는 BW는 만기가 3년으로 1년 6개월 이후에는 조기 상환이 가능한 풋옵션이 포함돼 있고,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10%, 표면금리는 연 7%이다.
발행일은 오는 30일이고 발행 3개월 후인 오는 6월30일부터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가 가능하다. 신주인수권 행사격은 액면가인 5000원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청약을 실시했던 기아차의 4000억원 BW 청약에는 약 8조원이 몰리면서 20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 BW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기아차가 19일 발행한 BW는 만기수익률이 연 5.5%에 워런트 행사가격이 6880원이었다.
또 지난달 26일 코오롱이 1000억원을 발행한 BW도 1700억원 가량이 몰리면서 1.7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코오롱 BW는 만기수익률 연 6%로 은행예금 금리보다 높았고, 워런트 행사가격은 26800원이었다.
◇ BW, 주식 매력 업고 '훨훨'
BW 발행이 이처럼 줄을 잇고 있는 것은 예금은행보다 높은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보장되고,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워트런에 대한 매력때문이다.
워런트 매력이 가장 부각된 것은 기아차 BW였다. 기아차가 19일 발행한 BW는 만기수익률이 연 5.5%로 아시아나항공 BW보다는 적었지만 워런트 행사가격은 6880원으로 청약마감일 당시(17일) 종가 8000원보다 15%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또 코오롱의 워런트 행사가격은 26800원으로 청약마감일(2월20일) 종가 2560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면 워런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실지로 코오롱의 BW 워런트는 26일부터 행사가 가능해졌고, 27일 종가가 30700원, 전일과 이날 고가가 32650원으로 행사를 했다면 한 달만에 최대 22%의 수익율 거둘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BW는 당장에는 행사할 가능성이 없지만 앞으로 3년내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또 이들 워런트는 채권과 별도로 떼어내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행사하지 않더라도 매매를 통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BW는 다음달 10일 상장돼 따로 매매가 가능해진다.
◇ BW, 비우량 회사채 자금조달 '숨통'
기아차 BW는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했지만 코오롱은 BBB+, 아시아나항공은 BBB로 비우량채권이다.
올해 들어 비우량채권을 발행한 경우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코스닥 기업을 제외하고는 4개 기업 밖에 없다.
지난 1월15일 동양메이저(BB+)가 1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2000억원을 11.7% 발행에 성공했는데 여기에는 조기 상환 청구권(풋옵션)이 내재돼 있다. 이 가운데 1500억원 가량은 차환발행이었다.
1월22일에는 동부제철(BBB)이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50억원을 연 10.50%에 발행했다.
지난달에는 동부건설(BBB)이 1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00억원을 연 9%에 발행했고, 이달에는 27일 한화건설(BBB+)이 1년6개월 만기 무보증 회사채 1600억원을 연 8.9%에 무난히 발행했다.
BW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중 한 곳은 "앞으로도 BW 발행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 두 곳은 협상을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비우량 신용등급 기업들이 BW 발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자금시장 신용경색이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극단적인 상황은 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고, 뚜렷하게 신용위험 채권으로 자금이 흐르기 위해서는 먼저 우량등급 회사채의 기대수익률이 현격히 낮아져야 하고,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이 경기지표들에 의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발행과 거래가 부진했던 비우량 회사채시장에 호전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며, BW가 하나의 자금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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