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반정부 시위 격화..국영방송 건물 난입

입력 : 2014-09-01 오후 5:28:05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1일 총리 공관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등 시위가 다시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대표 임란 칸과 파키스탄인민운동(PAT) 지도자 타히룰 카드리가 이끄는 3000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나무 몽둥이와 돌 등으로 위협하며 총리 공관으로 향했다.
 
이날 일부 시위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국영방송 PTV 건물에 난입해 30여분간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주조종실을 장악하며 일부 장비를 손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치안당국은 곧바로 군과 예비군 등을 방송국 건물에 투입해 시위대를 밖으로 쫓아내고 방송을 정상화했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군이 시위대를 방송국 밖으로 몰아내는 상황에서 무력 사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는 시위대가 군의 통제 아래 평화롭게 방송국 건물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1일(현지시간) 파키스단 반정부 시위대가 총리 공관으로 행진하면서 차와 오토바이를 손상시키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반정부 시위대는 3주째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2만5000여명의 시위대가 총리 관저로 향해 이들을 막으려는 경찰과 유혈사태가 발생하며 최소 3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야권은 지난해 5월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총선 승리가 조작된 것이라며 내각 총사퇴와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총선을 통해 군부의 지배에서 벗어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파키스탄에서는 군부가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문민정부에 대해 주도권을 주장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군부는 아직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위의 폭력사태가 심화될 경우 군부가 통생금지령이나 계엄령을 선포하며 전면에 나서거나, 시위대 편에서 샤리프 정권의 퇴진을 주도하며 과도정부를 통한 정권 탈환을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군부는 30일 대규모 유혈충돌 이후 "대규모 사상자를 낳은 현재의 정치적 위기와 사태의 폭력적 전개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국가 안전보장의 역할에 전념할 것이며 국민적 열망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개입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군부 대표는 1일 샤리프 총리와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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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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