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세월호 유가족에 진실된 태도 요구

김재원 "유가족 특검 추천권 가지려 기선제압" 주장

입력 : 2014-09-02 오전 11:47:5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김재원 새누리당 원대수석부대표가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특별법(가칭)' 관련 특별검사 추천권을 가지려고 새누리당을 기선제압하려 한다며 유족에 진실된 태도를 요구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복수의 언론인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세월호 유족들이 특별검사 추천권을 받을 수 있게 새누리당을 기선제압 하자는 취지에서 어제 면담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라며 "진실되고 진솔하게 얘기해야지 우리에게 '전향적으로 나서라, 그렇지 않으면 대화 안한다'고 하는 태도는 이야기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참사유가족대책위 여러분이 진실하고 진솔하게 다시 협의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유족들과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진상조사위원회 기소권·수사권 부여와 관련해서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유족들은) 진상조사위에 검찰 지위를 부여하고 그 검사 지위 부여받은 사람이 파견받은 사복경찰과 공무원 지휘해서 수사 및 기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귀속시키는 것은 새로운 헌법기관 창설하는 것으로 100% 위헌"이라고 다시 한번 불가 방침을 못박았다.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세월호 유가족은 수사·기소권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특검은 이미 가장 강력한 수사·기소권을 가지고 있다"며 "또 특검 추천권을 야당과 유족측이 제안하는 사람으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여야 재합의안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결단으로 양보했던 것"이라며 "(현재 합의안은) 철저한 진상규명에 하등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지난 1일 세월호 유가족과의 3차 면담이 결렬된 것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곽보연기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협상 결렬을 두고 입장이 갈렸다.
 
홍일표 의원은 "국민들은 여당과 유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꽉 막힌 정국이 풀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아 실망이 크다는 느낌이 든다"며 "국민들은 여당에 대해서도 못 마땅해하고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 협상해야 하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회 정상화의 요청 또한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권선동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을 무시하는 국회는 존재할 수 없다. 헌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정치력"이라며 상설특검법에 위배되는 세월호 특별법 특검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자리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고 세월호 유족들 간에도 입장이 다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완구 대표는 "야당 내 의견들이 다양해 야당의 통일된 의견이 어떤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또 유가족 입장은 일반인 희생자와 단원고 희생자 유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표성의 문제도 있고, 외부 조력자들이 많아 통일된 입장이 무엇인지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오후 4시50분부터 진행된 세월호 유가족과 새누리당 원내대표간의 3차 면담은 협상 시작 30분여만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렬됐다. 새누리당 측 협상자인 이완구 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여야 협상안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고, 김병권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장과 유경근 대변인 등 세월호 유가족은 대화를 진전시킬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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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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